개막작은 OTT 영화… 대중에 더 다가선 BIFF
올해 제29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는 출범 이후 처음으로 OTT 영화로 열린다. 관객 투표로 인기작과 인기 배우를 뽑아 시상하고, 아이돌 다큐도 초청했다. 내년 30주년을 앞둔 아시아 최대 영화제가 대중성을 적극 끌어안은 결과다. 부산국제영화제 조직위원회는 3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 프로그램을 공개했다. 내달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영화의전당 등지에서 열리는 BIFF의 공식 초청작은 63국 224편이다. 지난해보다 15편 늘었다.
◇OTT 영화, 최초로 개막작으로
영화제 얼굴인 개막작에 낙점된 ‘전,란(戰, 亂)’은 연내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영화다. 박찬욱 감독이 제작과 각본에 참여했으며, ‘공동경비구역 JSA’로 대종상 미술상을 받은 김상만 감독이 연출했다.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박정민)과 그의 몸종(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과 의병으로 다시 만나 칼을 겨누는 대하 사극이다. OTT 영화를 개막작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박도신 집행위원장 대행은 “대중에게 굉장히 어필할 수 있는 작품”이라며 “관객들이 얼마나 즐길 수 있는지를 감안했다”고 말했다.
OTT 영화 초청 여부는 국제 영화제의 정체성과 보수성을 가늠하는 척도다. 가장 완고한 칸 영화제는 한때 OTT 영화 초청을 거부했다. 2017년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봉준호 감독의 넷플릭스 영화 ‘옥자’가 초청됐을 당시 페드로 알모도바르 심사위원장은 “황금종려상 수상작을 극장에서 볼 수 없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며 사실상 ‘수상 금지 선언’까지 했다. 칸은 최근에도 반드시 짧게라도 극장에서 상영해야 OTT 영화에 초청 자격을 준다. ‘전, 란’은 넷플릭스에서만 공개하며 극장 상영은 하지 않는다.
올해 BIFF의 대중성 방점은 각 부문 초청작에서도 발견된다. ‘오픈시네마’ 부문에는 방탄소년단(BTS) 리더 RM(알엠)의 다큐멘터리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가 포함됐다. 강소원 프로그래머는 “대중적으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줄 것으로 봤다”고 초청 이유를 밝혔다.
올 들어 크게 관심이 높아진 다큐멘터리 부문에는 관객상이 신설됐다. 다큐 10편 중 1편을 관객 투표로 뽑아 상금 1000만원을 준다. 또 OTT 분야에서 가장 사랑받은 배우를 관객 투표로 선정하는 ‘피플스 초이스상’도 생겼다. 김영덕 아시아콘텐츠&필름마켓위원장은 “대중 의견을 반영해야 시상식에 대한 관심이 더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 아시아 영화제 최초 부스 개설
마이크로소프트도 BIFF에 온다. 화두는 인공지능(AI). 마이크로소프트는 아시아 영화제 최초로 부산에 부스를 개설하고 AI 체험 라운지를 운영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AI 프로그램인 ‘코파일럿’을 시연하고 생성형 AI 콘퍼런스도 연다.
예년처럼 올해 칸과 베를린영화제 수상작도 부산에서 먼저 만나볼 수 있다. 제77회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아노라’, 감독상 ‘그랜드 투어’, 심사위원상 ‘에밀리아 페레즈', 각본상 ‘서브스턴스’가 모두 초청됐다. 지난 2월 제74회 베를린영화제에서 은곰상, 심사위원상 등 3관왕에 오른 ‘다잉’도 선보인다.
아시아 영화 발전에 기여한 ‘올해의 아시아 영화인상’은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이 받는다. 야쿠쇼 고지 주연의 ‘큐어’(1997)로 국내에도 팬이 많은 그는 이번에 ‘뱀의 길’과 ‘클라우드’ 등 신작 2편을 갖고 온다. 폐막작은 프랑스, 싱가포르, 일본 3개국이 공동 제작한 ‘영혼의 여행’이다. 세상을 떠나고도 영혼이 이승을 떠도는 주인공(카트린 드뇌브)을 통해 진정한 삶의 의미를 묻는다. 올해 BIFF 상영 시간표는 12일 공개될 예정이며, 예매 사이트(ticket.biff.kr)는 24일 오후 2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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