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회 LG배 조선일보 기왕전] 힘 겨루기
이홍렬 기자 2024. 9. 4. 00:31
본선 16강전 제1국
<흑 6집반 공제·각 3시간>
白 미위팅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白 미위팅 九단 / 黑 변상일 九단 흑>
<제5보>(65~78)=두 대국자는 여러 면에서 서로 닮은꼴이다. 우선 육탄전에 강한 전투형 기풍이 빼박았다. 두 사람 모두 돌과 돌이 끊임없이 부딪치는 몸싸움을 즐긴다. 수읽기가 빠른 속기파 기사란 점도 일치한다. 웬만하면 고민하지 않고 처음 떠오른 수를 결행하는 결단력이 동류항이다. 심지어 둘은 때때로 엉뚱한 착각을 범해 판을 그르치는 경솔함마저 닮았다.
백이 △에 붙여 응수를 물어왔을 때 헤딩해 간 65만 해도 66을 불러 경솔한 수로 지적됐다. 68 때 69로는 참고 1도 1을 선수한 뒤 3으로 때려내 8까지 선수 처리하는 진행이 보통. 힘바둑 유형의 기사들은 상대를 완생시켜 주고 두는 걸 체질적으로 싫어한다.
이번엔 백이 장단을 맞추기라도 하듯 경솔한 수(70)를 범한다. 흑 69의 강경책에 맞서 멋을 부려본 건데 판단 착오였다는 결론. 최규병 9단은 “참고 2도 1~5로 연결하는 것이 최선으로, 이랬으면 백이 우세를 잡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전에선 78까지 두 근육질 거한(巨漢)의 힘 겨루기가 점점 열기를 더 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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