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의눈] 윤동주 시인은 중국인인가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尹정부
“中서 태어난 윤동주는 중국인”
억지 中 주장 대응할 수 있을까
‘중국 조선족의 애국 시인이다. 길림성 용정시 명동촌의 교사 집안에서 태어났다. 일본 도쿄 릿쿄대학과 교토 도시샤대학에서 영어를 공부했다. 1943년 7월 항일독립운동가로 체포돼, 1945년 2월16일 후쿠오카교도소에서 사망했다. 짧은 생애 동안 총 117편의 산문과 시를 발표했으며, 대표작으로는 ‘서시’ 등이 있다.’
윤동주 시인의 사촌 형제이자 독립운동가 송몽규 역시 바이두에선 중국 항일시인으로 표기돼 있다.
중국의 이 같은 억지 주장에 한국은 ‘조선인의 국적은 국적법 제정(1948년 12월20일) 이후, 대한민국 국민으로 이어진다고 보기 때문에 윤동주 시인 등이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를 분명히 하기 위해 윤석열정부 들어 2022년 윤동주 시인 등 무호적 독립유공자에 대해 대한민국 국적을 부여했다. 일제강점기 조선민사령(1912년) 제정 이전 국외로 이주하는 등 독립운동을 하다 1945년 광복 이전에 사망해 대한민국의 공적서류상 적(籍)을 한 번도 갖지 못한 이들이 대상이다. 당시 박민식 국가보훈처장은 “조국 독립을 위해 희생과 헌신의 삶을 사셨던 분들을 국가가 끝까지 책임지는 ‘일류보훈’의 상징적 조치”라고 밝혔다.
하지만 윤석열정부에서 추진한 ‘일류보훈의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한 이들에 의해 철저히 부정되고 있다.
“일제시대 선조들 국적은 일본”이라는 발언을 한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을 비롯해 누구보다 투철한 역사의식을 가져야 할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등이 대표적인 인물이다.
이들의 논리대로면 윤동주 시인은 조선인이 될 수 없다. 일본인이어야 한다. 아니면 중국 측의 주장대로 북간도에서 태어났기에 중국인이 돼야 한다. 중국의 주장은 억지가 아니게 된다.
이들을 임명한 윤석열정부가 앞으로 윤동주 시인 등이 자국민이라는 중국의 주장 등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을까 싶다.
일제에 주권을 빼앗기고 목숨 바쳐 대항한 우리 역사와 동떨어진 발언으로 비판을 받은 인물들을 개의치 않고 정부의 주요 보직에 임명하는 인사 시스템이 심히 우려스럽다.
‘친일 논란’을 겪은 이들이 윤 대통령 지근거리에 있어 김 장관이나 김 관장 발언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간 것일까. 국가안보실 김태효 1차장은 최근 “중요한 건 일본의 마음이죠.”라는 발언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2022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었을 때 “조선은 왜 망했을까. 일본군의 침략으로 망한 걸까. 조선은 안에서 썩어 문드러졌고, 그래서 망했다”고 밝혀 일제의 조선침략을 정당화했다는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윤동주 시인의 국적만이 문제가 아니다. 김 장관이나 김 관장의 인식은 우리가 외교권을 잃은 1905년 을사늑약 이후인 1909년 일제와 청나라가 대한제국의 의사와 무관하게 국경을 두만강과 압록강으로 획정한 간도협약을 비롯해 중국 동북부(만주)에 있었던 나라들이 자국의 역사라고 주장하는 중국의 동북공정 논리를 강화해주는 단초로 작용할 수 있다. 이에 대한 비판을 ‘친일몰이’, ‘미몽’ 등 정권에 대한 공격으로만 치부해선 안 되는 이유다.
이귀전 국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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