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령 준비설' 파장…증거 안 내놓는 민주당 "의심할만 해"

조성은 2024. 9. 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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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 들어오고 있다"며 말 아끼는 민주당…구체적 증거 제시 없어
확산 자제 野 "의심할만 해"…역공 들어간 與 "괴담 선동"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언급하며 촉발된 '계엄령 준비설'의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1일 여야 대표 회담 모두발언에서 "최근 계엄이 자꾸 얘기되고 있다"며 "종전에 만들어진 계엄안을 보면 국회가 계엄 해제 요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국회의원들을 계엄 선포와 동시에 체포·구금하겠다는 계획을 꾸몄다는 얘기도 있다"고 우려했다. /남윤호 기자

[더팩트ㅣ국회=조성은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꺼낸 '계엄령 준비설'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민주당은 이른바 '충암고 체제',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지명 등의 정황을 문제 삼으면서도 구체적인 근거는 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는 사이 정부·여당은 "선동·괴담정치를 중단하라"며 역공에 나섰다.

3일 취재를 종합하면 민주당 내에서는 확산을 자제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통화에서 "윤석열정부 들어 워낙 비상식적이고 퇴행적인 일들이 많이 일어나고 있다. 국민이 그만큼 우려한다는 뜻"이라면서도 가능성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한 초선의원은 통화에서 "박근혜정부에서 실제로 계엄을 준비했었다. 아예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없는 이야기"라며 "일단 정부·여당이 강하게 부정했으니 앞으로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봤다.

'친명 좌장'으로 불리는 정성호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추측할 수는 있겠지만 그냥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냐"며 "정치인들이 이런 정도의 얘기를 왜 못하냐"고 반문했다. 그는 "신원식 안보실장, 김 후보자 같은 분들이 얼마나 강경한 분이고 국민들의 입을 틀어막은 분 아니냐"며 "계엄에 대한 구체적 증거가 있냐 없냐가 아니라 그런 사고를 할 수 있는 분들이기 때문에 야당에서 그런 위험성을 경고한 것이다. '그런 생각조차 갖지 말라'는 것"이라고 했다.

정 의원은 "대통령의 최근 발언이라든가 국방·안보·군사참모들을 보면 대개 굉장히 강경한 분들"이라며 "특히 대통령께서 지난 8·15 경축사에서 '반국가세력이 있다'고 한 말씀 등을 보면 당연히 (계엄령을) 의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을 향해 "본인들이 '아니다. 준비 안 돼 있다. 계엄할 의지도 없고 의사도 없고 그럴 상황도 아니다'라고 얘기하면 끝나는 것"이라며 "대통령실의 반응이 더 이상하다"고 했다

문재인정부 청와대 정무수석을 지낸 최재성 전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서 "우려는 우려니까 그렇게 주장을 할 수 있지만 근거 있는 확신 단계로 가니까 조금 오버한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했다. 그는 "이게 원래 김병주 최고위원이 '탄핵 사태가 오면 계엄령을 내린다는 우려가 있다'고 한 얘기에서 시작돼, 김민석 수석최고위원이 '나는 근거 있는 확신을 하고 있다'고 해서 한 단계 상승이 된 것"이라며 "그러니까 (이건) 오버한 거다. 우려가 근거 있는 확신으로 온도가 급상승된 것"이라고 했다.

김용현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참석해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배정한 기자

정부·여당은 역공에 나섰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계엄령 준비설'에 대해 "어느 국민도 믿지 않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관련 질문에 "(계엄령을 내린다면) 국민들의 저항으로 순식간에 정권 유지를 할 수 없다"며 "민생이 이렇게 어려운데 이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해서 도대체 누가 득을 보냐"고 반문했다.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근거도 없고 현실성도 없고 오로지 상상에 기반한 괴담 선동일 뿐"이라며 "이런 선동이 계속 통한다고 믿는 것 자체가 국민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결국 제22대 국회 개원 이후 민주당이 보여준 일관된 목표, 즉 개딸 결집, 이 대표 사법리스크 방탄, 대통령 탄핵 정국 조성을 위한 선동 정치의 연장선"이라며 "당파적 이익을 위해서라면 괴담 선동으로 나라를 뒤흔드는 것쯤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민주당식 괴담정치를 당장 중단하라"고 했다.

'계엄령 준비설'은 김 후보자 지명 이후 불거지기 시작했다. 진성준 정책위의장은 이날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에서 "김 후보자는 경호처장 재직 당시 법을 개정해 군과 경찰에 대한 지휘·통제권을 가지려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박근혜정부 당시 문건에 국회가 요구하면 계엄을 해제해야 하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을 체포·구금하는 계획까지 작성돼 있었다"며 "민주당으로서는 강한 경계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김병주 최고위원은 같은 방송에서 "윤석열정권이 탄핵 국면으로 가게 되면 박근혜정권을 반면교사 삼아 어떤 수를 써서라도 막아내려고 할 것"이라고 거듭 주장했다. 그는 "현재 '라인업'을 보면 그 수 중 하나가 계엄 선포"라며 "계엄이 실시될 때 핵심 요원 3명 중 2명이 충암고"라고 짚었다.

p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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