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영의 저랑 같이 신문 읽으실래요] [16] 신문에서 자영업에 실패했던 과거의 나를 만났다

김필영 작가·글로성장연구소 부대표 2024. 9. 3.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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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두 가지 기사를 들고 왔습니다. 하나는 자영업자 관련 기사인데요.”

온라인으로 운영하는 종이 신문 읽기 모임에서 내가 말하자 모두 얼굴에 미소가 번졌다. 나 역시 웃으면서 덧붙여 말을 이어갔다. “오늘도 역시 자영업자네요.”

몇 달 전부터 진행하는 신문 모임에서는 일주일에 두 개씩 기사를 각자 요약해서 들고 온다. 요약해서 정리해주고 자신만의 생각을 발표한다. 다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다양한 분야의 기사를 가지고 발표한다. 나는 어느 순간부터 기사 두 개 중 한 개는 꼭 자영업자 기사를 들고 온다.

신문 기사 요약을 하는 중 갑자기 하나의 장면이 머릿속으로 펼쳐졌다. 알록달록한 휴대폰 판매점 간판. 매장 입구에는 화분이 즐비하게 놓여 있고 매대 위 쌓여 있는 지인들의 가입 신청서. 그리고 그로부터 1년 뒤 텅 빈 매장. 10년도 더 된 일이지만 나는 휴대폰 매장을 차렸다가 망한 적이 있다. 나이는 스물셋이었다.

그때는 장사가 안 되는 이유가 뭔지를 모르니 해결을 할 수 없었다. 묵묵히 일을 하는데 왜 점점 손님이 없어지는 걸까 하는 궁금증만 있었다. 그때 눈에 보이지 않았던 문제점이 시간이 지나고 신문 읽기를 하면서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가게가 망한 지 15년 만에 말이다. 나는 모임을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기사에 관련된 내 생각을 말했다.

“저번 시간과 오늘은 다른 의견인데요. 그들이 창업하는 데 필요한 공부, 원가 계산부터 세금 계산하는 법, 마케팅 등등에 대해 자세히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활 센터 같은 곳에서 관련 교육을 받기도 하지만 제가 원하는 것은 자영업을 포함한 창업을 하는 모든 이가 다 그런 교육을 들어야 한다는 거예요. 필요 때문에 듣는 게 아니라 의무 교육으로요.

또한 요즘 세대 소통이 주요 화두인 만큼 물건이나 서비스를 소비하는 방식이 세대별로 차이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서로 다른 세대를 제대로 이해하는 게 창업에 도움이 될 수 있으니 관련해서도 생각해 보고 분석 후에 창업하는 걸 추천합니다.”

이상입니다라고 말하는데 내가 했던 말이 모두 다 내게로 돌아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신문 기사를 보면서 과거의 나를 만난다. 과거 스스로 잘 깨닫지 못했던 부분을 신문 속 타인의 이야기와 사회현상에 의해 깨닫는다. 신문이 없었더라면 나는 여전히 내가 뭘 잘못해서, 어떤 부분이 부족해서 폐업할 수밖에 없었는지 전혀 짐작조차 못 하고 있었을 것이다.

당신도 나처럼 과거에 일어났던 일 중 아직 문제가 뭐였는지 짐작조차 못 하는 일이 있는가? 그런 일이 있다면 신문을 읽어보자. 반복해서 관심이 가는 기사를 읽다 보면 기사 속 정보와 자신만의 생각으로 새로운 통찰을 얻게 될 것이다. 그 통찰이 현재와 미래를 좀 더 넓은 시각을 가질 수 있도록 분명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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