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종차별?' 네덜란드 매체, '페예노르트행' 황인범 대신 설영우 사진... 결국 사과문 없이 삭제
[인터풋볼] 박윤서 기자 = 황인범이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입었는데, 네덜란드 매체에서는 설영우 사진을 업로드했다.
페예노르트는 3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황인범을 영입하면서 중원을 보강했다. 황인범은 2028년까지 계약을 맺었다"라며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이제 황인범은 츠르베나 즈베즈다를 떠나 네덜란드 명문 페예노르트에서 생활하게 됐다.
황인범은 "페예노르트에 입단해 기쁘다. 페예노르트는 내가 지금까지 뛰었던 구단들 중에 가장 큰 구단이다. 유럽에서도 큰 구단이기에 오랫동안 남고 싶다. 홈경기마다 경기장이 꽉 차는 것을 알고 있는데 팬들 앞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소감을 밝혔다.
즈베즈다에서 리그 베스트급 활약을 펼치던 황인범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 이적이 유력했다. 프리미어리그, 분데스리가 등 빅리그에서 그를 원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빅리그 입성도 기대케했다.
하지만 이적시장이 시작됐으나 황인범 이적은 조용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이적시장 막바지가 다가왔고, 프리미어리그 이적시장이 종료되면서 즈베즈다에 남는 듯했다.
그런데 상황이 급변했다. 황인범은 소속팀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본선에 올려놓은 뒤 이적설에 대해 입을 열었다. 그는 "이번 경기에 우리는 모든 걸 바쳤다.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하다. UCL에 출전하는 모든 팀이 강하다. 우리가 누구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내가 팀에 남을지는 모르겠다. 이적시장 마감일까지 3일 남았다. 무슨 일이 일어날지 지켜보겠다"라며 이별을 암시했다.
이후 마르코 마린 즈베즈다 디렉터도 "맞다. 실제로 우리는 몇 가지 제안을 받았다. 황인범과 함께 앉아 최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하며 사실상 이적이 확정됐다.
구체적인 행선지도 거론됐다. 세르비아 '인포머'는 '모자르트 스포츠'를 인용하여 "네덜란드의 두 거상이 황인범을 위해 경쟁하고 있다. 즈베즈다는 아약스와 페예노르트로부터 제안을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아약스와 페예노르트 모두 네덜란드 명문으로, 리그에서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고 있는 팀이다. 특히 아약스는 UCL 우승 4회에 빛나는 최대 명문이다.
두 팀 중 한 팀으로 좁혀진 황인범의 차기 소속팀. 끝내 페예노르트로 굳어졌다. 페예노르트가 황인범 영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적료로만 무려 800만 유로(120억)를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즈베즈다가 요구하는 금액도 충족했고, 페예노르트는 끝내 황인범을 품게 됐다.
황인범은 즈베즈다를 떠나면서 감사하다는 말을 먼저 했다. 그는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을 안할 수 없다. 보드진, 감독님, 코칭 스태프, 동료들, 그리고 팬 여러분 모두에게 감사하다. 항상 내 마음속에 자리할 것이다. 나의 한국 친구 설영우도 잘 부탁드린다"라며 감사함을 전했고, 새롭게 합류한 대표팀 동료 설영우를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런데 황인범의 이적 소식을 전한 네덜란드 매체 '433nl'이 사진을 잘못 게시해 도마에 올랐다. 매체는 3일 공식 SNS를 통해 오피셜 소식을 전하면서 황인범이 아닌 설영우의 사진을 게시했다. 팬들은 해당 게시글에 사진이 잘못 업로드되었다며 수정을 요구했는데, 13시간이 지난 후에도 삭제되거나 수정되지 않았었다.
끝내 삭제한 모양이다. 현재 해당 SNS에서 황인범의 이적 소식은 찾아볼 수 없다. 황인범과 같이 페예노르트 유니폼을 입은 조던 로톰바의 이적 게시글은 남아있다.
최근 홍현석이 마인츠로 이적했을 때와 상황이 비슷하다. 독일 '키커'는 홍현석의 이적을 전하면서 이강인의 사진을 업로드하는 등 실수를 범했다. 홍현석 사례와 이번 황인범 사례 모두 인종차별로 충분히 보일 수 있다. 동양인에게 흔히 범해지는 인종차별은 '비슷한 생김새'에서 온다.
대표팀 주장 손흥민도 팀 동료 로드리고 벤탄쿠르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었다. 벤탄쿠르는 손흥민의 유니폼을 달라는 한 프로그램 진행자의 말에 "아니면 손흥민 사촌 유니폼은 어떤가. 어차피 그들은 다 비슷하게 생겼다"라고 말한 바 있다. 황희찬도 프리시즌 친선 경기에서 코모1907의 선수로부터 "황희찬은 자신이 재키 찬인 줄 안다"라는 발언을 들었었다. 모두 동양인의 비슷한 생김새를 조롱하는 인종차별적 발언임이 명백했다.
유럽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한국 선수들이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은 일도 있었고, 인종차별로 보일 만한 실수의 중심이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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