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개월 만에 30도루' 오타니는 보법이 다르다...'56도루' 이치로 커리어하이 넘어설 기세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만화도 이렇게 쓰면 욕먹는다. '홈런타자' 오타니 쇼헤이(30·LA 다저스)가 단 2개월 만에 도루 30개를 추가해 사상 첫 50홈런-50도루 가능성을 크게 높였다.
오타니는 3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체이스 필드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경기에 1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 2볼넷 2득점 3도루로 맹활약했다. 다저스는 테오스카 에르난데스(5안타)와 오타니 포함 6명의 선수가 멀티 히트를 기록하는 등 타선이 17안타 11득점으로 폭발하면서 애리조나에 11-6 대승을 거뒀다.
1회 초 안타, 3회 땅볼을 기록한 오타니는 세 번째 타석부터 신발 끈을 조이기 시작했다. 다저스가 3-1로 앞선 4회 2사 3루에서 에두아르도 로드리게스 상대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출루한 오타니는 무키 베츠 타석에서 타이밍을 완벽히 빼앗아 2루에 걸어 들어갔다. 시즌 44호 도루.
7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네 번째 타석을 맞이한 오타니는 조던 몽고메리의 싱커를 공략해 우전안타로 또다시 출루했다. 이후 베츠 타석에서 2구째 시속 92.9마일(약 149.5km) 싱커가 들어갔지만, 과감하게 도루를 시도해 2루를 훔치는 데 성공했다. 시즌 45호 도루.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바로 다음 투구 때 3루로 출발했고, 포수 아드리안 델 카스티요가 공을 던지기도 전에 여유롭게 베이스를 훔쳤다. 시즌 46도루를 기록한 오타니의 활약에 2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던 몽고메리는 급격하게 흔들렸다. 그사이 다저스는 베츠가 고의사구로 출루했고, 프레디 프리먼은 희생플라이로 오타니를 불러들였다. 이후 윌 스미스의 2타점 적시타로 3득점 빅이닝이 완성됐다.
8회 2사 1루에서 다섯 번째 타석에 들어선 오타니는 볼넷과 득점을 추가하며 4출루 2득점 경기를 만들었다. 다저스 또한 8회 5점을 추가하며 11-3까지 격차를 벌렸다. 이후 애리조나가 3점을 추격했으나 승패는 이미 결정된 뒤였다.
31일 43호 도루를 기록했던 오타니는 3경기 만에 3도루를 추가하면서 도루 숫자를 46으로 늘렸다. 6월까지 16도루에 그쳤던 선수라고 믿기 어려운 활약이다. 오타니는 7월 5일 애리조나전 시즌 17호 도루를 기록한 뒤, 2개월 동안 51경기에서 무려 30도루를 추가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2개월 전만 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올 시즌 팔꿈치 수술 재활로 '투수 오타니'가 봉인된 시기에 미지의 영역이었던 '주자 오타니'를 앞세워 새로운 전설에 도전하는 모습이다. 그 결과,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1년 26도루를 단 2개월 만에 뛰어넘으면서 투타 겸업 못지않게 큰 충격을 안기고 있다.
보법이 다른 행보로 오타니는 일본 메이저리거 역대 한 시즌 도루 부문에서 2위로 도약했다. 오타니 이전 일본인 메이저리거가 30도루 이상을 기록한 건 12차례 있었고, 이 중 10번을 스즈키 이치로가 달성했다. 이치로는 30도루 이상 10회, 40도루 이상 5회, 50도루 이상을 한 차례 기록했다.
46도루를 기록한 오타니는 2001년 56도루를 기록했던 이치로의 커리어하이를 제외한 모든 시즌을 단 2개월 만에 추월했다. 다저스가 24경기를 남겨 놓은 가운데, 오타니는 지난 2개월처럼 '51경기 30도루(17경기 10도루)' 페이스를 이어갈 경우 이치로의 커리어하이마저 손쉽게 넘어설 수 있다. 다만 50-50 기록이 좀 더 가치가 커서 50도루 달성 이후에는 페이스를 조절할 가능성도 존재한다.
올 시즌 오타니는 135경기 타율 0.292(537타수 157안타) 44홈런 98타점 109득점 46도루 OPS 0.993을 마크하고 있다. 오타니가 남은 시즌에도 지금의 상승세를 이어가 전대미문의 50-50 고지를 밟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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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3일(한국시간) 애리조나전 4타수 2안타 2볼넷 3도루...다저스 11-6 승
-6월까지 81경기 16도루, 7월 5일부터 2개월 동안 51경기 30도루 '폭풍 질주'
-'46도루' 일본 메이저리거 역대 2위 점프, 이치로 2001년 56도루 넘볼 만한 페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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