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보드 훔쳐 아파트 15층서 던진 초등생들, 처벌 못한다 왜?

컵라면도 투척, 남의 집 벨 누르고 도망치기도
10세 미만 '범법소년', 소년법으로도 처벌불가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킥보드를 훔쳐 탄 뒤 고층 아파트 창 밖으로 던진 초등학생 3명이 경찰에 붙잡혔으나 처벌을 피했다.

3일 경기 김포경찰서에 따르면 지난달 27일 오후 5시40분쯤 김포시 장기동 20층 짜리에서 누군가 킥보드를 고의로 떨어뜨렸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분석해 초등학교 2~3학년 학생 3명을 붙잡았다.

이들은 아파트단지 1층에 보관 중이던 킥보드를 훔친 뒤 15층에서 지상으로 던진 것으로 파악됐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경찰은 재물손괴 혐의로 붙잡힌 A군 등 학생 3명을 입건하지 않고 부모에게 인계했다.

이들은 만 10세 미만 '범법소년'이라 형법뿐만 아니라 소년법상 처벌 규정도 적용할 수 없다.

킥보드 소유자는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에 망가진 킥보드 사진을 올리고 "주민들이 수없이 오가는 장소로 킥보드가 떨어졌다"며 "아이들이라 처벌 받지 않는 것에 자신감을 갖고 더한 짓을 할까 우려된다"라고 하소연했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남의 자전거나 킥보드를 이름표까지 뗀 뒤 타고 쓰레기 컵라면을 투척할 뿐만 아니라 친구들과 잦은 다툼에 남의 집 벨을 누르고 도망을 치기도 했다"며 "이런 행실들이 쌓여 이런 짓까지 하지 않았나 싶어 씁쓸하다"고 적었다.

경찰 관계자는 "훈계 이외에 A군 등을 처벌할 방법이 없는 상황"이라며 "A군 등과 부모를 불러 조사한 뒤 사건을 종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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