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원 ‘군 사망’ 심의 배제
“공정성 우려” 기피 신청
인권위 사상 첫 수용
국가인권위원회가 군 사망 진정 사건에서 김용원 군인권보호관(사진)을 제외해달라는 진정인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2001년 인권위 출범 후 상임위원 기피 신청이 받아들여진 것은 처음이다. 2022년 출범한 군인권보호관이 군 관련 사건에서 제외된 것 역시 최초다.
군인권센터는 윤승주 일병 사망 사건 은폐·축소 의혹 규명을 위한 진정과 함께 제출한 김용원 인권위 군인권보호관 기피 신청을 인권위가 받아들였다고 3일 밝혔다. 인권위가 발송한 기피 신청 인용 결정 통지문에는 ‘인권위법 제38조 2항, 심의·의결의 공정을 기대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는 사유가 적혔다.
군인권센터는 지난 1월 윤 일병과 관련한 제3자 진정을 제기하며 김 보호관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다. 센터는 당시 “김 보호관이 1억원에 달하는 민사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윤 일병 유족과 센터 소속 대표 및 직원을 형사처벌받게 할 목적으로 수사 의뢰한 장본인”이라며 “사건을 공정하게 처리하기 힘들 것으로 판단해 기피 신청을 했다”고 했다.
김 보호관에 대한 기피 신청이 인용되면서 군인권보호위원회에서 윤 일병 사망 사건 은폐·축소 의혹 관련 진정을 심의할 경우 송두환 인권위원장이 지명한 소위원장 대리가 심의를 맡게 된다. 소위원장 대리는 상임위원 중 한 명이 맡는다.
김 보호관은 지난해 4월 윤 일병 유족이 제기한 사건 은폐·축소 관련 진정을 직권으로 각하했다. 지난해 10월 윤 일병 유족과 군인권센터 활동가들이 인권위에 항의 방문하자 김 보호관은 이들이 상임위원실 내부에 불법 침입했다며 서울경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김 보호관은 지난달 유엔 특별보고관에게 보낸 답변서에서 이들에 대해 “평화로운 시위를 한 것이 아니라 중범죄를 저질렀다”며 윤 일병 매형의 시위 사진을 첨부했다.
윤 일병은 2014년 육군 28사단에서 선임병들의 구타와 가혹행위로 사망했다. 군은 윤 일병의 사인을 뒤늦게 변경하는 등 사건의 은폐·축소를 시도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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