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서 우승하고 싶다" 손흥민만 홀로 간절...'짠돌이' 레비 우승 생각 없다 '폭로 일파만파'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은 이번 여름 좋은 선수를 영입할 생각조차 없었다. 주급 체계를 줄이는데 혈안이 됐기 때문이었다.
토트넘 주장 손흥민은 지난달 23일(이하 한국시각) 영국 BBC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도 내가 이 클럽의 전설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토트넘에서 뭔가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고, 그렇게 해서 전설이라고 불릴 수 있다면 정말로 기쁠 것이다. 난 우승하기 위해 토트넘으로 이적했다. 우리가 특별한 시즌을 만들 수 있길 바란다"며 16년 동안 이어진 무관의 늪을 탈출하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하지만 우승 의지는 손흥민과 선수들한테만 있는 모습이다. 토트넘 구단은 우승 경쟁을 위해서 걸어가야 할 길을 역행하고 있다.
토트넘 내부 소식에 능통한 폴 오 키프는 2일부터 3일까지 개인 SNS를 통해 팬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충격적인 내용을 공개했다. 그는 자신마저도 토트넘에 속았다고 주장했다.
폴 오 키프가 속았다고 설명한 내용은 이렇다. 이적료적인 측면만 보면 토트넘은 많은 돈을 사용한 것처럼 보인다. 도미닉 솔란케한테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를 지불했으며 아치 그레이한테도 적지 않은 돈을 투자했다. 양민혁도 영입했고, 2선 유망주인 윌손 오도베르를 깜짝 영입했다. 토트넘은 이적시장에서 약 1억 5,000만 유로(약 2,222억 원)를 지출했다.
하지만 토트넘은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계획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를 대거 방출하면서 연봉 체계를 완벽히 바꿔놓았다. 2023~2024시즌 토트넘 1군 선수단 연봉 합계는 약 1억 5,500만 유로(약 2,297억 원)였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이 지나자 선수단 연봉이 약 1억 3,100만 유로(약 1,940억 원)로 크게 감소했다.
주급이 비싼 주전급 선수를 영입하지 않고, 가능성이 많은 유망주 위주로 영입한 결과다. 냉정히 이번 여름에 토트넘이 영입한 선수 중 당장 순위 상승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선수는 솔란케말고는 없다. 오도베르, 그레이, 양민혁 모두 미래를 위한 영입이다.
이를 두고 폴 오 키프는 "토트넘은 이적료 측면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을 지원했다. 하지만 난 그 점에 속았다. 중요한 건 연봉이었다. 토트넘은 한 손으로는 지원해주면서 다른 손으로는 가져갔다. 영리한 속임수였다. 우리 9번 스트라이커는 주급이 12만 파운드(약 2억 1,200만 원)밖에 안된다. 포지션에서 선택지를 고를 때 선택의 폭이 제한되고 있다"고 말했다
폴 오 키프의 발언은 토트넘 현지 팬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졌다. 일부 팬들은 그에게 정확한 예시를 들어달라고 요구했다. 폴 오 키프는 이번 여름 토트넘이 최우선 타깃이었던 에베레치 에제를 영입할 기회가 있었는데 연봉 때문에 포기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토트넘은 연봉 때문에 망설인다. 토트넘이 연봉을 충분히 제시했다면 여기에 있을 선수들이 있다. 주급 18만 파운드(약 3억 1,700만 원)를 요구한 에제 대신 주급 3만 파운드(약 5,300만 원)인 오도베르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토트넘은 망설였다. 에제는 토트넘이 영입할 수 있는 선수 중 한 명이었지만 토트넘은 버튼을 누르지 않기로 결정했다. 에제는 입증된 잉글랜드 국가대표다. 토트넘이 추가해야 할 선수는 바로 이런 선수다. 그렇지 않으면 역사상 가장 긴 리빌딩이 될 것이다"며 구단의 이적 정책을 매우 비판했다.
또한 폴 오 키프는 계속해서 토트넘이 허리를 졸라매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토트넘은 항상 수익 대비 연봉 지출을 50% 이하로 유지하려고 노력했다. 지금은 40% 이하로 내려왔을 것이다"고 밝힌 뒤 "다음 시즌에는 이 수치가 화이트 하트 레인 시절보다도 낮아질 것이다"고 추가적으로 폭로했다.
2022~2023시즌을 기준으로 수익 대비 연봉 지출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제일 낮은 팀이 토트넘이다. 수익의 46%만 선수단 연봉에 지출 중이다. EPL에서 수익 대비 연봉 지출이 50% 이하인 유일한 팀이다.
수익 대비 연봉 지출이 60% 이상 나오기 시작하면 재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기 시작한다. 수익 대비 연봉 지출이 46%면 토트넘은 매우 철저하게 관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 수치를 40% 밑으로 내릴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건 우승에 도전할 생각이 없다고 해석될 수밖에 없다.
현재 EPL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되고 있는 맨체스터 시티가 수익 대비 연봉 지출이 59%다. 전 세계 최고의 팀인 레알 마드리드도 2023년 기준 해당 수치 기록은 54%다. 토트넘은 전혀 자금줄을 줄일 필요가 없는 와중에 스스로 억제하고 있는 중이다. '짠돌이' 다니엘 레비 토트넘 회장다운 운영 방식이다.
폴 오 키프는 "이런 모습이 토트넘이 항상 운영할 방식이다. 우리가 그 과정에서 뭔가를 이길 수 있기를 바라지만 오늘날의 게임에서 이 모델이 성공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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