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도사 메밀밭’ 보는 문재인 전 대통령…검찰 수사 압박 속 첫 SNS 행보
윤건영 “김정숙 여사, 극성 유튜버들 탓 외출 못 해 송금 부탁”
문재인 전 대통령이 3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가 떨어질 듯한 하늘을 배경으로 한 영상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의 전방위적인 수사가 진행되는 가운데 지지자들은 그의 영상에 응원 댓글을 달고 있다.
문 전 대통령은 “통도사 메밀밭”이란 글과 함께 15초가량의 영상을 올렸다. 문 전 대통령 홀로 검은 우산을 손에 쥔 채 흐린 하늘 아래 펼쳐진 메밀밭을 보는 내용이다.
문 전 대통령이 영상을 올린 구체적인 취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최근 검찰이 문 전 대통령 전 사위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 가족들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고 있어, 암시적인 의미가 담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 게시물은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검찰 수사가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진 뒤 처음 올라온 것이다.
검찰이 문 전 대통령 일가에 대한 전방위적 수사를 벌이는 데 대한 야권 반발은 커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검찰과 일부 언론이 꺼낸 의혹들을 구체적으로 반박하며 이번 수사가 윤석열 정부의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문재인 청와대 국정기획실장을 지낸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은 SBS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전 대통령 전 사위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 전 대통령의) 전 사위가 경력이 없는 게 아니다. 증권회사에 쭉 다니다가 게임업계에서도 일한 분”이라며 “타이이스타젯도 비행기표를 파는 4~5명이 근무하는 아주 작은 회사”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김정숙 여사가 지인을 통해 딸 다혜씨와 석연찮은 돈거래를 했다는 일각의 보도와 관련해서는 “김 여사가 딸에게 입금한 시기는 2022년 퇴임 이후로, 사위 취업이 있었던 2018년과 별개의 건”이라며 “전형적인 ‘논두렁 시계’ 보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당시 보수 유튜버들이 양산 평산마을을 둘러싸고 있어 대통령 내외가 밖에 출입하기도 어려웠다. 이에 김 여사가 지인에게 일종의 ‘은행 심부름’을 부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의원은 검찰이 압수수색영장에 문 전 대통령을 뇌물수수 혐의의 피의자로 적시한 것을 두고는 “모욕 주기, 망신 주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며 “김건희 명품백 사건 등에 대한 물타기고,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하고 있는 상황에 시선을 돌려보려는 정치탄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진짜 경제공동체는 (문 전 대통령과 사위가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과 장모”라고 말했다. 이번 수사와 관련해 문 전 대통령과 소통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통령이 이 상황을 안타까워하신다”고 전했다.
국민의힘은 문 전 대통령 수사 필요성을 언급하며 공세를 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SBS 라디오에서 “거의 증거가 확보됐을 것”이라며 “이분(문 전 대통령)을 빨리 소환해서 구속수사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용하·유설희 기자 yong14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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