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동훈 안’ 넣은 특검법 발의…재의결 뾰족수는 글쎄

손우성·박하얀·문광호 기자 2024. 9. 3.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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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자 추천’ 수용했지만 친윤 반대에 여당 8표 확보 쉽지 않아
여권 균열 효과도 노려…한 “민주당 안, 바뀐 게 별로 없어”
채 상병 특검법 네 번째 발의,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조국혁신당·진보당 등 야5당이 공동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안이 3일 국회 의안과에 제출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이 3일 ‘제3자 특검 추천’ 내용을 담은 네 번째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을 발의했다. 대법원장이 특검을 추천하도록 해야 한다는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제안을 수용하는 동시에 야당의 거부권을 보장한 절충안이다. 제3자 추천을 고리로 국민의힘 이탈표를 노리겠다는 전략이다. 대통령실과 여당 친윤석열(친윤)계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수사 결과가 나오기 전에는 어떤 특검법도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가운데 여당 내 이탈표가 야당 기대만큼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개혁신당을 제외한 야당과 공동으로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안을 제출했다. 지난해 9월과 지난 5월, 8월에 이은 네 번째 특검법이다. 앞선 두 건은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본회의 재표결을 거쳐 폐기됐고, 지난 8월 발의된 세 번째 특검법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된 상태다.

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의 가장 큰 특징은 여당이나 야당이 아닌 제3자 특검 추천 내용을 담았다는 점이다.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자 4명을 추천하면 민주당과 비교섭단체가 각각 1명씩 총 2명을 추리고 이들 중에서 대통령이 최종 1인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대법원장이 추천한 후보가 부적합하다고 판단되면 민주당 등 야당이 국회의장을 통해 대법원장에게 재추천을 요청할 수 있도록 했다.

박찬대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한 대표가 특검법을 포기했다는 보도가 사실인지, 특검법을 추진할 의지가 있는 것인지 직접 입장을 밝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성준 원내수석부대표는 “9월에 (네 번째 특검법을)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며 4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상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법에 대해서도 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를 상수로 보고 재의결 전략을 가다듬고 있다. 한 대표의 제3자 추천안을 수용한 만큼 재표결에서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기대감도 엿보인다. 재표결 시 재적 의원 3분의 2인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국민의힘에서 8표를 확보해야 한다.

재표결에서 특검법이 최종 폐기되더라도 여권 내 균열을 내는 효과가 있을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원내 지도부 한 의원은 “제3자 추천안을 먼저 꺼내든 한 대표를 향한 친윤계 의원들의 원성이 빗발칠 것”이라며 “한 대표가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재의결에 필요한 수준의 여당 내 이탈표가 나올지는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대통령실과 여당 친윤계는 공수처 수사를 이유로 특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과 관련해 김건희 여사를 수사 대상에 포함했던 기존 안이 네 번째 채 상병 특검법에 그대로 담겼다는 점도 여당 협조를 끌어내기 어려운 요소로 꼽힌다. 야당에 비토권을 부여한 점은 한 대표 등에게 반대 명분이 될 수 있다.

한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발의한 제3자 추천 특검법에 대해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한 대표는 그러면서도 “제 입장은 그대로”라며 자체 법안 추진 의지를 재확인했다. 당장 법안을 내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민주당이 낸 제3자 추천 특검법에도 동의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손우성·박하얀·문광호 기자 applepi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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