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실 11곳서 ‘수용 불가’... 두 살 아기 의식불명
28개월 여아가 열경련 증상으로 응급 상황에 처했는데도 응급실 11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고 한 달 가까이 의식불명에 빠진 사연이 3일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병원 11곳의 응급의료법 위반 여부 등에 관해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건은 최근 전국 응급실 의료 공백 사태가 본격적으로 불거지기 전에 벌어진 일이지만, 의료계에선 “전반적으로 응급실 인력 문제 등 여러 사정 때문에 전국의 많은 응급실이 환자를 받기 어려운 상황이 계속돼 왔다”고 했다.
이날 소방청 등에 따르면 일요일이던 지난달 4일 오후 8시 40분쯤 경기 고양에 사는 A(2)양이 열경련으로 위급한 상황이란 내용의 119 신고가 접수됐다. 소방 당국은 서울·경기 지역 병원 응급실 11곳에 A양을 수용할 수 있는지 문의했지만, ‘소아신경과 전문의 부재’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곤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고양 관내 3곳, 김포 관내 2곳, 부천 관내 1곳, 의정부 관내 1곳, 서울 관내 4곳 모두 “치료가 어렵다”며 이송을 거부했다. A양은 부모가 119에 신고한 지 1시간 5분 만에야 12번째 병원인 인천 B대학병원 응급실로 이송됐다. 응급처치 등 1차 치료를 받은 뒤엔 서울 C병원으로 옮겨졌다. A양은 현재 의식이 돌아오지 않은 채 몸도 경직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A양이) 적절하게 응급 이송이 안 됐던 것인지 상황을 확인 중”이라며 “초기 대응 과정에서 개선할 점은 없었는지 등은 의학적으로 세밀히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했다. 복지부는 A양을 받지 않은 병원을 조사해 응급의료법 위반 사항 등이 있다면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한편 서울 여의도성모병원 응급실은 전문의 이탈과 남은 의료진 피로 누적으로 추석 연휴 기간 야간엔 신규 환자는 받지 않는 ‘제한적 운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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