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기장군 3층 건물 공사장에서 70대 추락사…경찰 “저층건물이라 추락 방지장치 의무 아니야”

경찰·노동청 현장 조사 등 통해 안전관리의무 위반 여부 파악 중

70대 근로자가 떨어진 부산 기장군의 공사 현장. 부산경찰청 제공

부산=이승륜 기자

부산 기장군 공사장에서 70대 현장 노동자가 떨어져 숨져 경찰과 노동청이 현장 관리자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과 업무상과실 등 여부를 수사 중이다.

3일 기장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전 8시 11분 부산 기장군 장안읍 3층 건물 공사장에서 자재를 옮기던 A(70대) 씨가 2층에서 떨어졌다.

A 씨는 추락 직후 동료 근로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나 이날 낮 12시 분 숨졌다.

경찰 검안 결과 사망 원인은 다발성 손상으로, 사고 직후 A 씨는 의식이 있고 의사소통도 가능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령에 많은 뼈가 부러지는 등 부상이 커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조사 결과 A 씨는 다리가 불편해 걸을 때마다 절뚝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목격자들은 A 씨가 사고 전에도 3층에서 2층 쪽으로 계단을 통해 내려오면서 미끄러지듯 넘어졌다고 경찰에 진술했다.

경찰과 노동청은 사고가 벌어진 공사장에서 안전관리 주의 의무를 다했는지 현장 조사를 하는 등 수사 중이다. 사고가 벌어진 현장은 고층 건물 공사장이 아니어서 추락 방지장치 등의 안전시설 설치는 의무 사항이 아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공사장 관리자와 동료 직원을 상대로 구두 진술을 받고, 사고 현장을 조사했다"며 "공사장 관리자를 추가 소환하고 관련 법령 등을 추가 파악할 예정이다. 사고 당시 안전 수칙은 잘 지켜졌는지, 위험관리계획은 잘 세워져 있었는지 등을 파악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가 있는지 보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