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정상 베이징 집결 시진핑 ‘反서방 전선’ 과시
케냐·남아공 등 대거 참석
코로나 여파로 6년만에 열려
일대일로 사업 참여시키고
대규모 투자로 경제 ‘밀착’
美 디커플링 맞서 우군
전기차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둘러싼 미·중 패권경쟁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아프리카 대륙에 공을들이고 있다. 핵심 광물이 풍부하고 성장 잠재력이 큰 아프리카를 우군으로 확보하려는 중국과 중국의 대규모 투자와 지원이 시급한 아프리카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분석이다.
3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날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시 주석은 양국 간 포괄적·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를 심화하자고 제안한 뒤 “글로벌사우스(남반구에 있는 신흥국 및 개발도상국) 국가의 공동 이익을 수호하고 지역 평화와 안정 촉진을 위해 협력하길 원한다”고 밝혔다. 이에 루토 대통령은 “하나의 중국 정책을 견지하고 중국과 긴밀히 협력하고자 한다”고 답했다.
이번 FOCAC는 코로나 팬데믹 여파로 6년 만에 개최됐다. 중국과 아프리카의 협력 도모를 위해 지난 2006년 중국 베이징에서 출범했고, 이후 2015년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와 2018년 베이징 등 3년 주기로 열렸다. 올해 FOCAC의 주제는 ’현대화를 추진하고 높은 수준의 중국·아프리카 운명공동체 건설‘이며, 시 주석은 5일 개막식에서 기조 연설을 한다.
6년 만에 열린 FOCAC에 아프리카 정상들이 잇달아 참석한 것은 중국의 위상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중국은 지난 15년간 아프리카의 최대 무역국 자리를 지키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과 아프리카의 무역액은 2821억달러(약 378조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지난 3년간 중국 기업이 아프리카에서 만든 일자리도 110만개가 넘는다.
특히 아프리카는 중국이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대일로(一帶一路,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의 주요 참여국이다. 상당수 아프리카 국가들은 중국으로부터 자금을 빌려 도로나 철도, 항만, 공항 등 인프라스트럭처 시설을 건설 중이다. 건설 사업도 대부분 중국 기업이 맡고 있다. 그만큼 중국에 대한 아프리카의 경제적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다.
중국 역시 미·중 패권경쟁이 격화되면서 아프리카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풍부한 핵심광물이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등 서방이 전기차·반도체 같은 첨단산업 내 공급망에서 중국과 ‘디커플링’을 추구하는 만큼 중국 입장에서는 핵심광물을 확보할 수 있는 공급선 마련이 필수다. 실제 남아공은 전 세계 망간 생산량의 37%를, 콩고는 코발트 생산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으로의 중국산 제품 수출이 갈수록 어려워진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최근 미국과 유럽은 중국산 전기차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산 전기차 판매가 많은 유럽이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받게 됐다. 이 때문에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최근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수출 물량과 판매 가격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이 쉽지 않은 중국으로서는 아프리카가 중요한 대체 시장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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