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엄마와 생이별한 돌잡이…불체자 단속의 ‘그늘’
[KBS 춘천] [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불법 체류자에 대한 정부의 단속이 강화되면서, 안타까운 사연들도 늘고 있습니다.
엄마가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로 돌도 안돼 엄마와 생이별을 한 아기가 있는데요.
그 사연을 조휴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엄마 품에 안겨 있어야할 어린 아기가 혼자 젖병을 물고 있습니다.
이때 태국에서 걸려온 엄마의 전화.
아기는 눈조차 제대로 맞춰주지 않고.
영상 너머 엄마는 애가 탑니다.
["안녕하세요? 안녕 엄마~?"]
이 아기가 태어난 건 지난해 5월 말.
그리고 불과 석 달 뒤 아기만 강원도 춘천에서 충청남도 천안으로 보내졌습니다.
엄마는 5년 전 우리나라에 들어온 불법체류자였습니다.
단속을 피해 전국을 떠돌며 일을 하다 같은 국적의 남성을 만나 이 아기를 낳았습니다.
그런데, 아기 아빠가 갑자기 잠적을 해 버렸습니다.
혼자서는 키울 형편이 안돼 결국 아기를 남의 집에 맡겨야 했습니다.
출생신고도 못했습니다.
[아기 엄마 현지 통역 : "본인은 혼자 아기 키우니까 돈 없고 일도 없고. 그냥 페이스북 봤더니 그분 여자분이 아기 키울 수 있다. 월급 받고."]
이젠 이별이 더 길어졌습니다.
아기 엄마가 단속에 걸려 얼마전 본국으로 쫓겨난 겁니다.
아기는 곧 데려갈 생각이었는데, 이게 쉽지 않습니다.
[아기 엄마 현지 통역 : "한국에 못 들어가니까 순서 어떻게 되는지 모르고, 대사관에 이메일 보내줬어요. 아기 태국 보내주라고 해서."]
아기 엄마의 전 고용주도 가끔 아기의 약값과 음식값을 보태봅니다.
아기도, 엄마도, 모두 다 안돼 보입니다.
[아기 엄마 전 고용주/음성변조 : "불법체류자를 어떻게 양성화시키든 뭐 이렇게 조치해야 되는데, 그러지 않고 현재는 그냥 적발만 되면은 본국으로다가 하루이틀 사이에 그냥 추방을 시키니까."]
아기가 엄마를 만나기 위해선 한국에서 일처리를 해줄 사람이 필요한데 지금으로선 도움을 받기가 마땅치 않은 상태.
돌잡이 아기와 엄마의 이별이 기약없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조휴연입니다.
촬영기자:김태원
조휴연 기자 (dakgalbi@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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