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들끓고 동맹은 제재 압박… 벼랑 끝 네타냐후
이스라엘 전역 개전 후 최대 반정부 시위
바이든 “이, 인질 석방 협상 노력 부족해”
英도 “국제법 위반” 무기 수출허가 중단
네타냐후 “누구도 설교 못해” 요지부동
‘필라델피 회랑’ 군사 주둔 방침도 고수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와 전쟁을 시작한 이래 강경책을 밀어붙여 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최근 발생한 6명의 인질 사망 사건으로 벼랑 끝에 몰렸다. 인질 사망 이후 하마스에 대한 규탄 여론이 높아질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오히려 휴전과 적극적인 인질 석방 협상을 요구하는 국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미국과 영국 등 전통 우방들의 휴전 압력도 거세지는 흐름이다.
영국은 국제법 위반 가능성을 이유로 이스라엘에 대한 일부 무기 수출 허가를 중지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데이비드 래미 외무장관은 이날 하원에서 대(對)이스라엘 무기 수출 검토 결과 “특정 무기 수출이 국제 인도주의법을 심각하게 위반하거나 위반을 용이하게 하는 데 사용될 수 있다는 분명한 위험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이 시작된 이후 이스라엘에 일부 무기 판매를 중단한 서방 주요 동맹국은 영국이 처음이라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네타냐후 정부에 대한 국제 여론이 악화하는 상황에서 영국의 이번 결정이 서방 국가 전체의 정책 변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상당하다.
이스라엘 전역에서는 수십만 국민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휴전 및 인질 석방 합의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날 텔아비브와 예루살렘 등 주요 도시에서는 인질 가족 모임 추정 70만명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정부를 질타했다. 가자 전쟁 발발 이후 최대 규모 반정부 시위다. 회원 80만명에 달하는 최대 노동운동 단체인 히스타드루트(이스라엘 노동자총연맹)의 총파업까지 겹치면서 벤구리온 국제공항과 주요 항구, 쇼핑몰 등 주요 시설과 버스와 경전철 등 대중교통도 일시 마비됐다. 가디언과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은 네타냐후 정권 전복을 요구하는 운동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반면,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을 비롯한 네타냐후의 극우 파트너들은 시위대가 하마스 지도자인 야히야 신와르의 꿈을 채워주고 있다고 했고, 우파 성향의 일부 도시들과 정착촌은 노동단체의 총파업을 거부하겠다고 선언했다. 인질 관련 정책을 두고 이스라엘이 둘로 갈라진 셈이다. 이런 이스라엘의 분열에 대응해 하마스는 1일 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사망한 인질인 에덴 예루샬미(24)의 모습을 공개하며 심리전에 나서기도 했다.
정작 네타냐후 총리는 국내외에서 이어지는 압박에도 요지부동이다. 현지 일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인질 석방에 나보다 더 헌신적인 사람은 없다”며 “누구도 나에게 설교할 수 없다”고 휴전·인질석방 협상 요구를 일축했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휴전 협상의 주요 쟁점인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완충지대인 ‘필라델피 회랑’에 군사를 주둔하는 문제에 대해 “전락적 필수”라면서 기존 방침을 고수하기도 했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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