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비용 빼돌리고 갑질까지”…경주 버스업체 잡음
[KBS 대구] [앵커]
경주의 하나뿐인 시내버스 회사에서 간부들이 버스 기사의 돈을 가로채거나 직장 내 괴롭힘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피해 기사는 회사 측이 오히려 자신만 해고하는 등 가해자들을 감싸기에 급급하다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이지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2019년부터 경주 시내버스 기사로 근무해온 이동열 씨.
이듬해 버스 운행 중 다른 차량과 부딪히는 사고를 냈습니다.
정년 이후 이뤄질 촉탁직 근로계약에 영향을 줄까 싶어 사비로 처리하기로 하고, 회사 간부 A 씨에게 대신 합의해달라며 수표 5백만 원을 건넸습니다.
그런데 올해 초 A 씨가 버스공제조합 공제금으로 사고를 처리한 뒤 자신의 돈은 가로챈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이는 장애가 있는 이 씨를 다른 간부 B 씨가 괴롭힌 사실을 회사가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습니다.
[이동열/前 경주 시내버스 기사 : "내가 5백만 원을 사고처리비로 줬는데 7백만 원을 또 버스공제에…. 그 당시에 저한테 준 버스공제 포기각서가 있는데…."]
이후 A 씨는 사기 등으로 법원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고, B 씨도 노동청으로부터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돼 개선지도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회사 측은 가해자 대신 이 씨를 해고했습니다.
이 씨가 촉탁 계약 연장을 신청하지 않았고, 설사 했더라도 근무태도가 불량해 재계약할 수 없었다는 겁니다.
[버스 회사 관계자/음성변조 : "나중에 교통사고를 냈으니까 몇 번. 민원도 많고…. 우리 회사는 내용도 모르다가 (간부 A 씨의 경우) 일을 잘하니까 다시 스카우트해왔죠."]
경주시는 이 버스 회사에 해마다 백억 원 넘는 보조금을 지급하면서도, 민간 회사여서 관여할 수 없다는 입장.
4년 전 자치단체 보조금 16억 원을 빼돌렸다 적발된 이 회사에서 이번에는 사기와 직장 내 괴롭힘 논란이 불거져 나오면서 감독기관의 실태조사와 철저한 관리·감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지은입니다.
촬영기자:박병규
이지은 기자 (eas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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