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아픈데 받아주는 곳이 없더라"…120㎞ 피 말리는 이송
소아 응급의료가 무너지고 있는 것도 큰 걱정입니다. 2살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의식 불명에 빠졌고, 또 다른 3살 아이는 4시간 넘게 뺑뺑이를 돌다 겨우 120km 떨어진 병원에서 겨우 수술을 받았습니다. 이미 이런 상황인데, 여기에 더해 소아응급실 일부 진료를 무기한 중단하는 병원까지 나왔습니다.
계속해서 이희령 기자입니다.
[기자]
일요일 저녁,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울자, 엄마는 곧바로 인근 병원을 찾았습니다.
[송주향/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 설사를 네다섯 번 하더니 혈변을 누더라고요. (아동병원 찾아가니까) 무조건 큰 병원 가라고, 여기서는 진료가 안 된다고.]
'장 중첩증'이 의심되는 긴급한 상황이었습니다.
곧장 119에 연락했고, 구급대원이 도착했습니다.
인근 대학병원 응급실로 갔지만 "의사가 없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이때부터 10곳이 넘는 병원에 전화를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송주향/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 마산에도 전화해 보고 창원에도 전화해보고 대구에도 전화해 보고 부산에도 전화해 보고, 아무도 받아주는 곳이 없는 거예요. 계속 몇 시간이 지체가 되니까 저도 겁이 나는 거예요. (구급대원분이) 서울까지 갈 수 있겠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4시간 넘게 지난 뒤에야 120km 넘게 떨어진 울산의 한 병원에서 겨우 아이를 받아줬습니다.
[송주향/경남 진주시 충무공동 : 장 꼬인 걸 계속 놔두면 이게 썩어서, 장을 잘라내야 한다고 하더라고요. (의료 공백의 영향은) 생각을 못 했었거든요. 그런데 너무 현실적으로 와닿더라고요.]
이 뿐 아닙니다.
최근 발열과 경련 증상을 보이던 2살 아이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뇌 손상을 입었습니다.
경기도 일산, 부천, 의정부, 서울까지 총 11곳의 병원에 도움을 청했지만, 아이를 받을 수 없다는 답을 들었습니다.
결국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아이는 한 달째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런데 소아응급실의 일부 진료를 무기한 중단하는 병원까지 나왔습니다.
양산부산대어린이병원은 어제(2일)부터 소아응급실 호흡기 진료를 하지 못한다고 밝혔습니다.
소아 호흡기 전문의 1명이 응급실을 지켜왔는데 더는 버틸 수 없다는 겁니다.
[송진호/보호자 : 요새 코로나도 다시 유행하고, 지금도 (아이가) 폐렴 걸려서 수도권 쪽으로 가야 할 것 같은데…]
아픈 아이들, 제때 치료받지 못하면 어른보다 더 위험해질 수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곽세미 이정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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