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프리즘] 오현득 前국기원장 '사면복권'에 쏠린 시선... 왜
[STN뉴스] 유정우 선임기자 = 정부가 지난달 광복절(8월 15일)에 맞춰 1219명에 대한 특별사면을 실시한 가운데 태권도계를 대표해 사면 복권된 오현득 전 국기원장(현 국제정보연구원장 겸 대한민국북파공작팀장연합회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당시 그가 세계 태권도 본부이자 국내 태권도 주요 4대 단체 중 하나인 국기원의 수장을 맡으면서 잘 못했던 과오와 뛰어났던 공적 등에 대한 태권도계 및 스포츠산업계의 엇갈린 시각이 팽팽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STN스포츠 <이슈 프리즘>에서는 오현득 전 국기원장을 비롯해 태권도계 안팎의 전문가 및 주요 인사들과의 인터뷰 등을 통해 '과오다, 공적이다'등의 논란과 관심에 대한 솔직한 심경과 당시 상황 등에 대해 들어봤다.
Q. 사면복권후 첫 '태권도의 날'을 맞이하는 소감은.
"수년 전 심장엔 태극기를, 가슴에는 태권도와 국기원을 새기고 전국 방방곳곳을 누비며 국기(國技) 태권도의 위상 확립을 위해 밤과 낮을 가리지 않고 달렸던 시간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살다 보니 행하지 않은 일로 뜻하지 않는 일을 겪기도 한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이고요. 최근 지나온 날을 돌아보며 우리 태권도의 글로벌화를 위해 어떤 기여를 할 수 있을지 고심하고 있습니다."
Q. 요즘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현재 국제정보연구원장 겸 북파공작팀장연합회장 등을 맡고 있습니다. 모두 봉사직이지만 최근 북한이 국가적 목표로 적화통일을 명시하는 등 자유대한민국을 위협하는 긴급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데다 국내에서도 반국가세력 등이 국가의 안보를 위협하고 국가 정체성을 부정하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그간 쌓아온 국내외 정보망과 전문성 등을 기반으로 나름의 봉사와 애국 활동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Q. 여전히 태권도 관련 국내외 활동도 이어가고 있는 것 같던데.
"뜻하지 않은 경험 이후에도 평소 국내외 태권도계의 크고 작은 일들에는 늘 관심을 가지려 노력해 왔습니다. 국기 태권도가 곧 대한민국의 위상이란 믿음은 변치 않았기 때문이기도 하고요. 특히 최근에는 세계어린이태권도연맹 고문을 맡아 시니어(노인)와 유소년(어린이)들이 평생 건강하게 태권도를 즐기게 할 수 있도록 한의학과 태권도 품세를 접목해 만든 경락 품세 콘텐츠 알리기 등에 힘쓰고 있습니다."
Q. 수감이 개인 과오로 인한 업보란 시각과 더불어 지난 정부의 '색 안경'에 의한 과도 대응이었다는 지적도 있는데.
"우선 이번 '사면복권'이 서로 다른 진영과 각각 상이한 가치관을 가진 모든분들이 서로 화합하고 포용하는 계기 됐으면 합니다. 다른 문제는 차치하더라도 한 가지만 짚고 싶은 건 당시 확인되지 않은 '아니면 말고 식'의 의혹 제기와 '포토라인 세우기' 등으로 인한 국기원의 글로벌 위상과 권위가 크게 하락했던 과오는 우리의 무형자산을 스스로 땅에 떨어뜨리는 다시는 반복해서는 안될 전략적 무지와 결과였다는 점은 한 번쯤 새겨봤으면 좋겠다 싶습니다."
Q. (태권도계 취재 결과) 일각에서는 구속의 결정적 원인이었던 부정 채용 혐의가 '정치 프레임'과 맞닿아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있던데.
"모두 지난 일이기 때문에 새새하게 따지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지난 정권 당시 제가 직원 부정 채용 혐의 관련 형사소송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추가적인 갖가지 고발 건이 줄이었지만 "모두 그간의 관행이었다"는 본인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업무방해 및 업무상횡령 혐의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던 게 사실입니다. 다만 당시 정치권 선배들께서 제가 이전 정권(이명박·박근혜) 핵심인사로 분리돼 '보이지 않는 원리'가 작동한 것 같다는 조언을 듣긴 했었습니다."
Q. 애초 국기원장 부임 당시에도 비태권도인이란 태권도계의 반발이 심했는데.
"이미 지나간 오래된 오해이지만 사실 당시에는 억울한 측면도 컸습니다. 군 재직 시절 누구보다도 태권도 수련과 알리기에 많은 공을 들였으니까요. 실제로 태권도 공인 4단을 딴 이후에는 태권도를 접목해 개발한 특공무술 메뉴얼은 군 특수부대를 중심으로 육·해·공 전군에 배포돼 지상 전투력 향상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태권도를 접목한 특공무술의 창시자란 애칭도 그 때 붙은 별명입니다. 선수나 학계출신이 아니라는 잡음은 있었지만 모두 해소된 옛 일이기 때문에 잊은지 오래입니다."
Q. (공공부문 취재 결과) 원장 재직 당시 정부 주관부처를 상대로 한 예산증액 등 대관 업무에 탁월한 공적을 올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지난 2010년 국기원과 인연을 맺은 뒤 감사와 연수원장 등의 업무를 거치면서 국기원이 단증 발급 수입의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단선적 수입 구조란 점에 많은 아쉬움을 느꼈습니다. 건물 일부에 물이 새는 곳을 보수하는 시설비 조차 넉넉치 않은 재무구조였을 정도였으니까요. 제가 직원들과 함께 국회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을 쫓아다니며 국기원 세계화 계획을 설파하고 끈질기게 설득해 2억원에서 시작한 사업비는 145억원(2018년 기준)까지 증액시켰던 경험이 있었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사회 각 계 각 층의 여러분들이 많은 관심과 더불어 걱정 어린 관심을 보여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이번 사면복권을 계기로 국가와 태권도계, 나아가 범 문화스포츠 산업계에 어떤 보탬과 무슨 쓰임이 올바른 길일지 진진하게 고민해 보는 중입니다. 완벽하진 않지만 다양한 활동에서의 제약이 없어진 만큼 그간 쌓아온 개인적 네트워크와 전문성 등을 바탕으로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범사회적 공적 역할로 기여하고 봉사하는 삶을 살아 갈 계획입니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유야 어떻든지 간에 결과적으로 저의 과오로 태권도계 안팎의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 드린 점 다시 한번 진심으로 송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습니다. 어떤 사람이든 장·단점을 갖기 마련입니다. 다소 이율배반적이지만 누구나 분명 공과(功過)도 공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마음을 다잡아 지나온 날들의 공로(功勞)는 더 크게 빛이 날 수 있도록 승화시키고 과오(過誤)는 깊은 성찰로 바로잡을 수 있도록 냉철하고 냉정한 평가로 잘 헤아리겠습니다."
◇오현득 원장은
경상북도 구미시 출신인 오 전원장은 국군정보사 공작여단장 출신으로 군 생활을 마친 뒤 관광학박사(경희대)를 취득했다. 경희대에서 겸임교수로 재직하던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선거 캠프에서 경호팀장을 맡았다. 이후 한국자유총연맹 연수원장 등을 역임한 뒤 국기원 감사와 연수원장, 행정부원장 등을 거쳐 제4대 국기원장으로 임명됐지만 채용비리 등의 잡음으로 구속 수감됐지만 지난 815 광복절 특사(특별사면)로 사면복권 됐다.
STN뉴스=유정우 선임기자 toyou@stnsport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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