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현의 자유’ 강조한 안창호…대통령 풍자엔 “답할 수 없어”

고경태 기자 2024. 9. 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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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온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는 시종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강력한 소신이 있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벌어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날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시절 헌법재판소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풍자한 '쥐코' 동영상에 대해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결정한 사건을 사례로 들며 윤 대통령 방송연설을 짜깁기한 영상에 대해 대통령실이 강력 대응한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송구스런 말씀이지만 공직후보자이기에 답변 곤란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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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와 선서하는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 연합뉴스

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 나온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는 시종 “표현의 자유에 대해 강력한 소신이 있다”는 말을 반복하면서도 윤석열 정부에서 표현의 자유 침해 논란이 벌어진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다.

이날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안 후보자의 헌법재판관 시절 헌법재판소가 이명박 전 대통령을 풍자한 ‘쥐코’ 동영상에 대해 명예훼손이 아니라고 결정한 사건을 사례로 들며 윤 대통령 방송연설을 짜깁기한 영상에 대해 대통령실이 강력 대응한 사건에 대한 의견을 묻자 “송구스런 말씀이지만 공직후보자이기에 답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 의원이 “이런 것도 답 못하면 왜 청문회를 왜 하는 것이냐”고 다시 물으니 “공직후보자이기에 답변 못 한다. 양해 바란다”고 말했다.

안 후보자는 2022년 부천국제만화축제에 출품된 윤석열 대통령 풍자 작품 ‘윤석열차’에 대해 문화체육관광부가 엄중 경고하는 보도자료를 낸 것에 대한 질문에도 답을 하지 않고 “국민 눈높이 맞춰서 업무를 처리하겠다”고 회피했다. 이에 전용기 의원은 “차별금지법에서 표현의 자유를 계속 운운해놓고 왜 답을 못하나. 대답을 못 하는데 인사청문회를 꼭 해야 하나. 권력자 눈치 본다고 잘못된 것을 비판 못 하는 것이냐”고 따졌다. 앞서 안 후보자가 여당 의원들의 질의를 받고 “현재 (논의되는) 차별금지법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며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것을 꼬집은 것이다.

한편 안 후보자는 헌법재판관 시절 다녀온 총 4번의 국외출장 가운데 3번을 아내와 동반 출국한 것으로 드러나 ‘거짓말 논란’을 빚었던 것에 대해선 “거짓말 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헌법재판소에서 발표한 자료를 냈을 뿐, 부부동반 출장을 한 적 없다고 한 적 없다”는 것이다. 안 후보자는 국민의힘 임이자, 더불어민주당 모경종 의원의 관련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한 뒤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구나 하는 것을 새로 배우고 충분히 유념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건국과 관련한 생각을 묻는 서미화 의원의 질문에는 “상해임시정부는 건국의 완성이라고 할 수 없다”고 답했다. 이에 서 의원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왜 상해임시정부라고 하냐. 상해임시정부는 윤석열 대통령이 첫 광복절 경축사에서 한 말이다. 뉴라이트인가”라고 다시 묻자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 존경하는 인물로는 “이승만, 안창호, 김구”를 꼽았다.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은 안창호 후보자에 대해 △정권 눈치를 심하게 본다 △근본주의자다 △이기적인 엘리트 관료의 전형이다 라고 정리하며 “정권으로부터 국민 인권을 사수해주는 인권위원장으로서 안창호 후보자는 불합격”이라고 말했다.

고경태 기자 k21@hani.co.kr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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