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스토리] 'K-신스틸러'를 만나다...장영남 "두려웠던 연기, 이젠 나를 믿는 시간"

이세영 2024. 9. 3.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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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자 주] = '신스틸러'(scene stealer)란 어떤 배우가 출연 분량과 관계없이 주연을 뛰어넘는 큰 개성과 매력을 선보여 작품에 집중하게 하는 인물 혹은 캐릭터를 이르는 말입니다. 단어 그대로 등장만으로도 시선을 강탈한다는 뜻입니다. 이에 연합뉴스 K컬처팀은 연극으로 연기를 시작한 배우 중 드라마, 영화 등의 매체로 영역을 확대해 '신스틸러'로 활약하는 배우의 릴레이 인터뷰 콘텐츠를 연재합니다. 콘텐츠는 격주로 올라가며 한국의 연극출신 'K-신스틸러' 배우 아카이브로도 확장할 계획입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세영 기자 = 배우 장영남(51)은 1995년 극단 목화 시절 첫 작품에서 주연을 맡았다.

'로미오와 줄리엣'의 줄리엣 역이었다. 하지만 한 달여 만에 배역이 교체됐다.

연기력이 떨어진다는 이유였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6년 후인 2001년 그는 다시 줄리엣 배역을 맡았고, 이듬해 제38회 동아연극상에서 여자연기상을 받았다. 장영남은 과거 방송에서 언급한 바 있는 당시 경험을 담담하게 전했다.

올해로 데뷔 29년 차인 그는 지난 시간을 회상하며 매 순간이 고비였다고 말했다. 40대까지 과한 '자기 검열'을 거치며 부침을 겪었지만, 그 과정을 거쳐 자신을 믿고 다독이게 되었다고 말을 이었다.

장영남은 여전히 연극과 드라마, 영화 등 여러 장르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극단 골목길의 신작 '구름을 타고 가는 소녀들'에 출연하고 있다. 연극은 이달 8일까지 이어진다.

'신스틸러' 제작진은 연합뉴스 스튜디오에서 그의 연기 생활의 과거와 현재를 들여다봤다. 연극 평론가 김수미, 연극 연출가 김시번이 인터뷰에 함께 했다. 다음은 인터뷰 주요 내용.

▲김수미 평론가(이하 수미) : 처음 뵌 게 20여년 전 무대였다. 당시 배우님을 인터뷰했다.

▲장영남 배우(이하 영남) : 줄리엣 역을 다시 맡은 때였던 것 같다.

▲수미 : 평소 얌전하게 말씀하시는데, 무대에서는 당차고, 단단한 모습을 보여줘 놀랐다. 같은 사람이 맞나 싶어질 정도였다.

▲김시번 연출가(이하 시번) : 강렬한 역할을 많이 하신다. 실제로도 눈빛만으로 제압하는 분이실 줄 알았는데, 너무나 부드럽고 조용히 얘기하신다. 안에 뭐가 숨겨져 있을까 하고 생각했다.

▲영남 : 어떤 믿음이 있는 것 같다. "여기서는 그래도 돼"라고 생각한다.

▲수미 : 그런 자신감이 있었기에 연극 '분장실'로 백상예술대상 신인상을 받으셨던 것 같다.

▲영남 : 부모님이 인정해 주셔서 더 그랬다. 극단 공연을 한 번도 보러 온 적이 없었는데 그때 부모님께 당당하게 보여드렸다.

▲수미 : 배우님은 어떤 역할을 하든지 늘 중심이 된다. 장영남이란 배우 안에 각각 다른 인물이 보인다.

▲영남 : 너무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웃음) 배역을 맡으면 하루 종일 연기 생각을 한다. 걸을 때도 양치할 때도. 공상에 가깝다. 거기서 얻는 것들이 있다.

▲시번 : 극단 활동을 오래 하셨다. 극단의 힘과 극단 출신 배우만의 내공이 있다.

▲영남 : 30대에는 연기가 마냥 너무 즐거웠다. 40대에 연기는 내게 고난이었다. 전에 못 보던 여러 가지가 보이며 괴로웠다. 그때 자기 검열이 심했다. 50대가 된 지금도 과도기이긴 하지만, 자신을 믿으려 한다. 그런 생각으로 나를 다독인다. 얼마 전 '구름을 타고 가는 소녀들'의 연습을 나가는데 박근형 연출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맞고 틀린 것 없다."

박 연출의 말씀을 듣고 생각이 더 정리됐다.

▲시번 : 배우님이 얘기하신 '검열'을 통해 자신의 기준이 생기고, 그 기준으로 연기를 돌아보고 더 도약하신 것이 아닐지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더 기대된다.

▲영남 : 연기가 고여 있을 수는 없다. 눈물이 나려고 한다. 버거울 때도 있지만 달려져야 하고, 받아들여야 한다. 앞장서진 못해도 뒤따라갈 힘 정도는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편에서 계속)

*자세한 내용은 영상을 통해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기획·제작총괄 : 정규득, 책임 프로듀서 : 이동칠, 구성 : 민지애, 프로듀서 : 이세영, 진행 : 유세진·김시번·김수미, 촬영 : 박소라·신성헌·명준희, 스튜디오 연출 : 박소라, 촬영협조 : 잼엔터테인먼트, 연출 : 김현주> sev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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