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차전지주, 다시 달린다… 전망은 `아리송`

신하연 2024. 9. 3.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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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엔솔·에코프로 형제 등 상승세
해리스 트레이드 등 투심 거들어
낙폭 인식 확산에 저점 매수 유입
실적 의구심·수요 불확실성 관측
[사진 픽사베이]

올해 내내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던 이차전지 업종이 모처럼 반등하고 있다. 다만 최근 증권가에서 관련 업종의 중장기 실적치를 하향한 가운데 이차전지 강세가 '반짝' 상승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이차전지 대장주 LG에너지솔루션은 최근 한 달(8월5일~9월3일) 새 27% 이상 상승했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40만원을 넘긴 것은 지난 3월 말 이후 5개월여 만이다.

같은 기간 삼성SDI는 22.04% 뛰었고, POSCO홀딩스와 포스코퓨처엠의 경우 각각 14.15%, 18.97% 상승했다. 이는 코스피 수익률(9.14%)을 훌쩍 웃도는 수치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이차전지 종목의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에코프로와 에코프로비엠은 한 달 새 9.74%, 5.82% 올랐다.

전기차 캐즘(Chasm·일시적 수요둔화) 우려로 주가가 하락 곡선을 그리던 이차전지 관련주가 강세를 보인 까닭은 최근 업종에 대한 낙폭 과대 인식이 확산하면서 저점 매수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지원 정책을 내세우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해리스 트레이드' 수혜 기대감이 커진 데다가, 유럽연합(EU)의 중국산 전기차 관세 부과 예고, 현대차그룹의 북미 전기차 점유율 두 자릿수 돌파 등 호재가 맞물리면서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는 최근 한 달(8월2일~9월2일) LG에너지솔루션을 2490억원 순매수하면서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이외에도 POSCO홀딩스(930억원), 에코프로비엠(730억원), 포스코퓨처엠(590억원), 에코프로(520억원), 엘앤에프(320억원) 등 이차전지 관련주가 일제히 순매수 상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이차전지 업종의 실적 회복 전망에 대해 여전히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분위기다.

주요 이차전지 종목이 상반기 시장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확산한 바 있다.

앞서 엘앤에프는 2분기 영업이익이 시장에서 예상한 영업손실 규모 600억원을 크게 하회하는 영업손실 842억원을 기록, 전년동기 대비 적자전환 했다.

에코프로비엠은 2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57.5%, 96.6% 급감했다. 포스코퓨처엠도 연결기준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이 지난해 동기보다 94.8% 감소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블룸버그 컨센서스 기준 국내 이차전지 셀·소재 업체들의 2024년 연간 예상 합산 영업이익은 약 44% 감소했으며, 2025년과 2026년 전망치도 각각 24%, 15% 하향 조정되면서 7월 중순 이후 이차전지 업종 주가 하락세에 큰 영향을 미쳤다"면서 "최근 포드가 중장기 전기차 전략을 수정하는 등 북미, 유럽 전기차 수요는 전방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커 언제쯤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수 있을지 예측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특히 오는 11월 예정인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친환경 정책 변화 가능성을 고려할 때 2025~2026년 국내 이차전지 셀, 소재 업체들의 실적 회복 기대감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히 존재한다"면서 "여러가지 관련 지표를 볼 때 당분간 국내 이차전지 업종 주가를 결정짓는 기업가치와 멀티플 모두 현 수준에서 의미 있게 상승할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되며 리스크 관리 관점에서 접근할 것을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이차전지 업종 중에서도 미국 대선 관련 호재를 기대할 만한 종목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도 있다.

이창민 KB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쪽으로 쏠렸던 수급이 최근 들어 분산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그 대안 중 하나로 이차전지가 주목받고 있는 것"이라면서 "미국 금리 인하 등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는 가운데 해리스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임에 따라 이차전지 섹터의 주가 강세 흐름도 지속될 수 있지만 소재 섹터 투자 전략의 초점을 미국으로 압축시킬 것을 권고한다"고 설명했다.

신하연기자 summer@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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