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올림픽 선수촌·동대문 DDP’ 설계 효율 높인 ‘버추얼 트윈’ 기술
[IT동아 김동진 기자] 건축물을 설계할 때 고려해야 할 수많은 사항이 있다. 지진에 대비한 내진 설계부터 원활한 공기 흐름을 위한 환기 시스템, 효율적인 이동 동선 등이다. 해당 사항을 테스트하기 위해 실제 크기의 모형을 만든다면,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이 필요해 효율이 떨어진다. 이에 3D 시뮬레이션 기반 버추얼 트윈(Virtual Twins)이 효율적인 건축 설계를 이끌 기술로 주목받는다.
버추얼 트윈은 가상 공간에 현실 속 사물의 쌍둥이를 만들어 시뮬레이션을 진행, 결과를 미리 예측해 더 나은 선택을 돕는 기술이다. 건축 시 미리 고려해야 할 사항들을 가상 공간에 구축하고 무제한으로 시뮬레이션하는 방식으로 설계 효율을 높인다. 일례로 지난달 폐막한 파리 올림픽 선수촌의 설계 효율을 높이는 데에도 버추얼 트윈 기술이 활용됐다.
파리올림픽 기반 시설의 건설을 맡은 공공단체 솔리데오(SOLIDEO)는 선수촌 설계 시 최근 몇 년간 기록적인 폭염이 나타난 파리의 여름 기온을 고려해야만 했다. 이에 선수촌 건물을 분석하고 쾌적한 실내 온도 유지를 위한 인사이트를 도출하기 위해 버추얼 트윈 전문 기업인 다쏘시스템과 협업하기로 했다. 다쏘시스템의 버추얼 트윈 기반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 시뮬리아(SIMULIA)로 건물이 극한 기온에서도 쾌적한 환경을 유지하는지, 선수들을 지원하는 데 필요한 사항은 무엇인지 파악했다. 이를 위해 건설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뮬리아를 활용, 선수촌 건물 중 한 곳의 상층부를 가상공간에 그대로 구현했다. 이후 단열, 환기, 태양열 차양, 바닥 냉방을 위한 생태 시스템과 같은 매개변수를 시뮬레이션해 실내 온도를 미리 계산해 설계에 반영했다.
다쏘시스템은 시뮬리아로 위치와 시간에 따른 태양열 차양 효과와 바닥 냉각 효과를 입증했다. 솔리데오는 시뮬레이션할 때, 건물 내 각 매개변수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계획대로 건물을 설계할 때 쾌적한 실내를 위해 추가로 고려할 사항은 없는지 확인했다. 이처럼 양사가 협업한 결과, 여름철 급격한 외부 온도 상승에도 선수촌 건물 내부의 온도를 최적화하며 올림픽 대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었다.
버추얼 트윈, 복잡하고 거대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외벽 설계 효율도 높여
버추얼 트윈 기술은 복잡하고 거대한 건물 외벽 설계도 효율적으로 마치도록 돕는다. 버추얼 트윈을 기반으로 설계된 대표적인 국내 건축물은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는 설계 당시 8만 5000 제곱미터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였다. 독특한 외관만큼이나 고려할 사항이 많았다. 예컨대 파사드와 유리, 강철 및 복합재를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구조적 방식으로 적용해야만 했다. 이 거대한 3차원 비정형 건축물을 설계하기 위해 버추얼 트윈 기술이 활용됐다. 건물 내 공기 흐름을 시뮬레이션하고 복잡한 외벽 설계를 가상 공간에서 수행하며 효율을 높이기 위해서다.
디자이너, 엔지니어, 클라이언트, 프로젝트 관리자, 제작자 및 기타 이해관계자들이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설계에 필요한 각종 소재와 동선, 건축 계획 등을 다쏘시스템 솔루션이라는 하나의 공간에서 공유하며, 협업했다. 덕분에 설계가 발전할수록 복잡다단해지는 각종 데이터와 결과물을 언제 어디서나 가상 공간에서 통합했다. 이후 시뮬레이션하며 상호작용한 덕분에 랜드마크인 동대문디자인플라자가 계획대로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자크 벨트랑(Jacques Beltran) 다쏘시스템 도시∙공공 서비스 산업 부사장은 "버추얼 트윈 기반 다쏘시스템 솔루션으로 외부 온도가 급상승하더라도 건물 내부의 온도를 쾌적하게 유지할 핵심 인사이트 도출이 가능하다”며 “건물 내부의 열부터 병원, 사무실, 콘서트홀 내부의 공기 흐름, 도시 지역의 실외 열섬 효과에 이르기까지 모든 시나리오를 시뮬레이션하고 다른 방법으로는 볼 수 없는 것을 이해하도록 돕는다"고 말했다.
글 / IT동아 김동진 (kdj@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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