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콘서트] BTS RM도 한다는 이것! 미술품 경매 모든 것

KBS 2024. 9. 3.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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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새 주인을 알리는 경매봉 소리, 미술품의 가격이 결정되는 순간입니다. 경매의 주인공은 작품이지만 손짓 하나로 치열한 경합을 만들어내며 수십 억 원대 가치를 끌어내는 건 당연 경매사입니다. 2030 젊은 세대들도 뛰어든다는 미술품 경매 시장. 그 특별한 세계로 안내해줄 분을 모셨습니다. 손이천 케이옥션 수석 경매사 나오셨습니다.

경매사님, 반갑습니다.

[답변]

반갑습니다.

[앵커]

직접 들고 오셨네요. 경매봉 하고 그 옆에 있는 건 패들인가요?

[답변]

제가 실제 경매할 때 사용하는 경매봉과 경매대 그리고 이거는 패들이라고 하는데요. 현장에서 고객들이 응찰 의사를 밝히기 위해서 드는 도구로 사용됩니다.

[앵커]

저도 지하상가에서 유화 그림 산 거 지금 잘 걸어두고 쓰고 있는데 보니까 직접 패들 들고 경매 현장 참여도 해보고 싶네요.

[답변]

언젠가 경매장에서 한번 뵙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앵커]

현장이 워낙 박진감 넘쳐서 0.1초의 승부사 이런 별칭도 갖고 계신데 본인은 스스로 이를 어떻게 표현하세요?

[답변]

많은 분들이 그 순간을 보고 0.1초의 승부사라는 표현을 해주시는데 경매 전 과정을 겪다 보면 저는 오히려 지휘자라는 표현으로 설명을 하고 싶은데요.

[앵커]

지휘자? 어떤 거를, 뭐 어떻게 지휘하는 거예요?

[답변]

이게 경매가 손님들이 보실 때는 그 경매가 이루어지는 현장만 보시지만요. 저희 모든 회사의 각 분야의 다양한 일을 하는 분야가 있거든요. 그래서 그 분야가 각각의 일들을 잘할 때 그것이 다 조화롭게 이루어지고, 마지막에 오케스트라가 연주를 할 때 각 악기가 연습을 해서 그거를 지휘자가 이끌어가잖아요. 저는 저희 회사의 모든 직원들이 준비한 그 순간들을 그 경매장에서 최고의 결과를 이끌어내는 역할이라고 생각을 해서 저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에 더 비유를 합니다.

[앵커]

그렇죠. 위탁자와 그들이 제공한 작품과 그리고 낙찰자들, 이 사람들을 다 아우르는 그런 지휘자 역할을 하신다는 얘기인데.

[답변]

그렇습니다.

[앵커]

경매사로 일하신 지 벌써 15년째라고 들었어요. 가장 기억에 남는 경매 작품은 어떤 거예요?

[답변]

경매 작품으로 설명을 드리자면 퇴우이선생진적첩이라는 지금 보시는 이 작품인데요. 저희 경매 2012년에 출품이 됐었습니다.

[앵커]

퇴우, 어떤 의미죠?

[답변]

퇴계 이황과 우, 우암 송시열 두 선생의 글을 엮은 책이라는 뜻입니다.

[앵커]

저 책이 얼마에 낙찰됐어요?

[답변]

이 책이 그 당시 34억 원에 낙찰이 됐습니다.

[앵커]

그 옆에 있는 건요?

[답변]

그거는 안중근 의사가 뤼순 감옥에서 쓴 유묵입니다. 왼쪽 하단을 보시면 단지가 찍혀 있죠. 묵으로 본인의 손을 찍은 안중근 의사의 글씨입니다. 그래서 이게 저희 경매에 출품이 돼서 치열한 경합 끝에 또 7억 3,000만 원에 낙찰이 돼서요. 이 두 작품이 많이 기억에 남습니다.

[앵커]

낙찰 시킨 작품 중에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어떤 거였을까요?

[답변]

최고가로 낙찰된 작품은 많이들 아실 것 같은데요. 우리나라 추상 미술의 대가, 김환기 화백이 1973년에 그린 고요라는 작품입니다.

[앵커]

이게 뉴욕에서 한 작품인가요?

[답변]

맞습니다. 저기 작품 제목을 보시면 고요 다음에 5-IV-73이라고 쓰여 있잖아요. 저게 73년이라는 뜻입니다. 그래서 김환기 화백이 뉴욕에서 작업을 할 때 작업하신 작품이고요.

[앵커]

맞아요.

[답변]

경매에 출품이 돼서 65억 5,000만 원에 낙찰이 됐습니다.

[앵커]

65억 5,000만 원? 혹시 뉴욕 이전에는 주로 구상 작품 하다가 뉴욕 가시면서 추상으로 전환을 했죠.

[답변]

구상과 반구상이 같이 섞여서 이렇게 작업을 하시다가 뉴욕으로 가시면서 완전하게 추상으로 작품이 변화하게 되죠.

[앵커]

미술품 경매 시장은 참 벽이 높다는 생각이 드는 게 이렇게 65억, 이런 작품을 과연 누가 살까? 낙찰자도 궁금하고 그들만의 리그가 아닌가 싶기도 하고.

[답변]

주로 매체에서 소개를 해주시는 경우에 고가 작품을 위주로 설명을 해주시다 보니까 많이들 그런 선입견을 가지고 계시는데요. 저희 실제 현장에서 거래되는 작품들을 보면 수십, 수백만 대의 작품들도 많이 거래가 되고요. 해외 경매도 마찬가지입니다. 만 불 이상, 이하의 저가라고 할 수 있는 작품들이 훨씬 거래되는 양은 많습니다.

[앵커]

수십 만 원대 정도면 MZ세대들, 젊은 세대도 참여를 할 수 있을 것 같기도 한데.

[답변]

물론이죠.

[앵커]

실제로 젊은 층의 참여도 활발해요? 어떤가요?

[답변]

시대가 바뀌면서 미술품을 보는 시각 자체도 많이 변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단지 어떤 취미의 대상으로 생각을 했다면 시대가 변하면서 미술품을 어떤 취향과 안목에 그런 영역뿐 아니라 플러스 작품을 자산으로 보는 또는 작품을 사고 팔면서 내가 어떤 수익을 거둘 수 있지 않을까. 아트테크라는 말을 많이들 사용하시는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아트테크라는 말을 그닥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그렇지만 젊은 세대들이 경매 시장에 들어오게 되면서 다양한 작품들이 거래가 되고 있죠.

[앵커]

BTS의 RM이 대표적인 MZ세대의 컬렉터잖아요.

[답변]

맞아요. RM 같은 경우는 워낙 많이 알려져 있기도 하지만 MZ세대의 대표적인 컬렉터이기도 하고요. 그렇지만 워낙 든든한 경제력이 뒷받침을 하기 때문에 좋은 작품들을 많이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물론 내 생활공간을 채우는 울림의 의미에서 작품을 소장을 할 수도 있지만 말씀하신 대로 아트테크, 재테크의 수단으로도 활용을 한다면서요? 자산 투자의 한 축으로. 그런데 그 아트테크, 이런 거 직접 권유하세요? 그게 실제로 재테크의 효과가 있어요?

[답변]

저는 먼저 결론을 말씀드리자면 저는 아트, 자산으로서 작품을 보는 분께는 작품 사지 말라고 말씀드립니다. 작품의 본연의 기능은요. 미학적인 즐거움, 미적 가치를 추구하는 대상이거든요. 그런데 그것을 오로지 자산으로만 본다면, 미술품이 가지는 그 본연의 가치를 전혀 즐기지 못한다면 저는 미술품은 그닥 그분에게는 적절하지 않은 대상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앵커]

보통 경매봉 한 달에 한 몇 번 정도 두드리세요?

[답변]

저희가 다양한 경매가 있는데요. 제가 이 경매봉과 낙찰대를 사용하는 경매는 한 달에 한 번 정도 있고요.

[앵커]

한 번 정도? 그럼 내가 오늘 경매를 했을 때 이거는 정말 성공적이었다라고 판단하는 기준은 오로지 낙찰가인가요?

[답변]

낙찰 총액과 낙찰률 정도를 말씀드릴 수가 있는데요. 지금 시장이 굉장히 불황입니다. 어려운 시장이기 때문에 꼭 그런 낙찰 금액과 낙찰률을 따지기보다는 전체적인 경매를 어떻게 구성을 했고 저희가 잘 판매를 했느냐, 어려운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위탁 받은 작품들을 그 작품의 가치를 인정하는 분께 어떻게 잘 거래를 시키느냐가 중요한 관점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죠. 경매 회사는 위탁이고 또 낙찰이 있으니까 위탁자 입장에서는 비싸게 팔면 좋지만 낙찰가는 또 너무 비싸게 사면 이거 나중에 되팔거나 할 때 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들을 충분히 고지를 해주시고요.

[답변]

그렇죠. 제가 경매 현장에서 경매를 진행하면서 그런 말씀은 못 드리지만 사전에 여러 가지 프리셀 과정에서 그런 부분들을 같이 고객과 소통을 하게 되고요. 저희 경매 회사는 위탁과 낙찰이 모두 저희의 고객들이 되죠. 그렇기 때문에 시장에서 가장 적절한 가격으로 거래를 시키기 위해서 노력을 합니다.

[앵커]

보통 미술품 시장도 어쨌든 수요와 공급의 원리에서 이루어지는 시장이니까 호황기가 있고 침체기가 있잖아요. 지금 같은 경우는 경기가 좋지가 않아서 낙찰률이 한 어느 정도 나옵니까?

[답변]

저희가 요즘은 한 60%에서 70% 정도 기록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래요? 혹시 낙찰률 100% 달성한 그런 날도 있었어요?

[답변]

네, 실제로 정말 드문 케이스인데요, 국내 경매에서. 자선 경매를 제외하고. 일반적으로 진행된 경매에서 딱 한 번 100% 낙찰률을 기록한 적이 있는데요.

[앵커]

언제요?

[답변]

많은 분들은 전두환 미술품 컬렉션이라고 알고 계시는데, 저희가 경매 때 붙인 이름은 전재국 미술품 컬렉션이었습니다. 그래서 그 작품이 출품이 되었을 때 100% 모두 낙찰이 됐죠.

[앵커]

전 재산이 29만 원밖에 없다 했던 상황이었는데 조금 아이러니한 그런 풍경이 펼쳐진 거네요.

[답변]

아마도 많은 컬렉터분들께서 미술품의 가치를 결정짓는 되게 중요한 요소 중에 하나가요. 또 이 작품의 소장 이력이라든지 그런 것들이 작품 가격의 프리미엄으로 작용을 하는데요. 물론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많은 사람들이 다를 수 있겠지만 미술품을 놓고 본다면 한 국가의 대통령이 소장했던 작품이라는 점에서 그것을 구입하려는 분들께는 조금 프리미엄으로 작용하지 않았을까라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물론 경매사 입장에서는 경매를 잘 진행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작품을 고르는 안목도 중요할 것 같거든요. 이게 소장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답변]

그렇죠.

[앵커]

그런 안목을 키우려면 어떻게, 평소 어떤 노력을 하세요?

[답변]

미술품은 다양한 문화 예술 장르 중에 시각 예술의 분야잖아요. 그래서 저도 어떻게 하면 안목을 키우고 높은 안목을 가질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안목이라는 거는 많이 보셔야 됩니다. 시각, 눈을 잘 만들기 위해서는 많이 보시고요. 시간도 많이 들이시고.

[앵커]

발품과 상품을 팔아라 그 말씀이신 것 같은데. 사실 수백 년대 해외 경매 시장, 크리스티라든지 소더비 이런 거에 비해서 우리는 경매 시장의 역사가 25년, 굉장히 짧잖아요.

[답변]

네, 짧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 경매 시장, 미술 경매 시장이 갖는 경쟁력이 있다면 어떤 걸까요?

[답변]

경쟁력이 있다면 한국의 작가들이 이제는 굳이 한국에 비단 국한되지 않고 해외로 뻗어 나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런 작가들이 점점 많아지고 한국의 K아트를 전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는 그런 기회가 생김으로써 또 한국 미술 시장도 더 탄탄하게 성장할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그런 가능성을 해외 경매사나 해외 미술 시장에서도 많이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에 내일부터 프리즈라는 큰 아트 페어가 열리기도 하고요. 그런 국제적인 아트 페어가 서울에서 열린다는 것 자체가 한국의 미술 시장과 또 작가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미술품 경매 시장을 통해서 본 한국 예술의 가능성 손이천 경매사와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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