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 4.5일제’ 포문 여나… 대기업 생산직 첫 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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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노사가 최근 노동계 쟁점 중 하나인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했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구체적인 시기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당장 제도가 도입되지는 않더라도 금요일 4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논의의 포문을 연 만큼, 앞으로 산업계 전반으로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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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틀 공감대 형성돼 논의 활발할듯
자동화·무인화 생산혁신도 영향
노사 ‘임금체계 개편’ 이견 걸림돌
■기아, 근로시간 단축 논의해보자
3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최근 노조에 발송한 '2024년 단체교섭 회사 제시안'에서 노조의 주 4.5일제 도입 요구와 관련, 삶의 질 향상 차원에서 노사가 공동으로 노력하자고 화답했다. 회사가 노조에 제시한 '단체교섭 별도합의서'에는 '노사는 근무시간 단축 관련해 사회적 변화 흐름 및 기업의 경쟁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국내외 노동시간 단축사례 연구 등을 포함한 향후 개선 방향에 대해 지속적으로 논의해 효율적 근무 환경 및 종업원의 삶의 질이 향상될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문구가 담겼다.
기아 노조는 수 년 전부터 매년 임단협 협상에서 주4.5일제를 요구해왔지만 지금까지는 사측이 이에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는 현대차 노조까지 주 4.5일제 도입에 대한 목소리를 높이면서 기아도 전향적인 태도로 함께 논의하자고 입장을 바꿨다.
앞서 6년 연속 무분규로 임금협상을 마무리 지은 현대차가 올해 처음으로 별도합의서에 '지속 가능 경영 원칙 아래 직원들의 고용안정 및 효율적 근무를 통한 삶의질 형상을 위해 노사는 국내외 노동시간 단축사례 연구 및 전문가 의견청취 등을 통해 향후 노동시간 단축 등 개선 방향성에 대해 지속 연구, 논의한다'는 내용을 넣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와 기아 모두 구체적인 시기를 정한 것은 아니지만 큰 틀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당장 제도가 도입되지는 않더라도 금요일 4시간 근무제를 둘러싼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단축 시 임금체계 유지 문제는 갈등
그간 SK하이닉스, CJ 등에서 금요일에는 쉬거나 단축근무 등의 도입이 있었으나 어디까지나 사무직에 국한된 얘기였다. 대기업 생산직군에선 아직 도입된 사례가 없다.
현대차·기아가 근로시간 단축에 대해 '전향적 태도'를 보인 것에는 생산 자동화, 무인화 등 생산혁신과 맞닿아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미 테슬라, 도요타 등은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생산 혁신에 열을 올리고 있다. 현대차그룹 역시 스마트 팩트리의 '샘플' 격으로 지난해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를 완공했다. 싱가포르 공장의 경우 조립 공정의 자동화율이 50%에 육박한다. 이는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보다 높은 자동화 수준이다. 장기적으로는 저출산·고령화에 따른 인력부족, 글로벌 완성차 업계의 생산효율 경쟁 등에 발맞춰 사람의 개입을 최소화하는 형태로 생산성을 높여야 한다.
다만, 현실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높다. 노조는 지금의 인력과 임금체계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근로시간 단축을 주장하는 반면, 경영계는 근로시간 단축 시 임금체계를 보다 유연화, 개편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어 각론에서 접점을 좁히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있긴 하지만 현대차와 기아가 논의의 포문을 연 만큼, 앞으로 산업계 전반으로 근로시간 단축 논의가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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