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N잡러`의 부상, 예술이 돈 되는 시대

2024. 9. 3.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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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혜지 뮤지컬 배우

"우리 아이가 예술에 재능이 있나요? 없으면 안 시키려고요."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부모들에게 가장 자주 듣는 질문 중 하나다. 예로부터 예술을 하면 돈을 많이 못 번다는 인식이 강하게 자리잡고 있다 보니 자식의 미래를 걱정하는 부모들이 이런 질문을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하지만 과연 우리가 생각해 오던 대로 예술은 돈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것일까? 예술이 돈이 되는 시대가 우리 눈앞에 펼쳐지고 있다.

2008년, 한 유명 주식투자가가 미래의 트렌드와 먹거리가 무엇인지 묻는 사람들 앞에 통찰력과 직관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예술을 경험하라"는 예상 밖의 대답을 내놨다. 그는 본질을 꿰뚫어 보는 통찰력과 그 본질을 바탕으로 올바른 결정을 내리는 직관력이 빠르게 변화하는 이 시대에 우리에게 꼭 필요한 핵심 능력이라고 봤다.

이 두 가지 능력은 단순한 이론이나 지식을 배움에서 오는 것이 아니라, 오감을 뛰어넘는 육감과 관련이 깊다. 예를 들어, 음악을 듣거나 그림을 감상할 때, 우리는 단순히 소리나 색을 있는 그대로 느끼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뒤에 숨겨진 감정, 분위기, 그리고 의미를 포착하게 된다.

오감을 통해 받아들인 정보를 종합하고 이를 직관적으로 해석하는 능력, 즉 육감이 발휘되는 순간이 바로 이러한 예술 경험을 통해 일어나는 것이다. 그리고 이런 예술적 경험들은 곧바로 창의성으로 이어진다.

현대 사회에서 창의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중요한 자산이 됐다. 단순히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능력에 국한되지 않고, 복잡한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데 있어 필수적인 것이 됐다.

'N잡러'라는 개념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등장했다. 그들은 특정 직업에 얽매이지 않고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는 가운데 창의성을 발휘해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새 기회를 창출하는 데 성공하고 있는 사람들이다.

음악을 하는 치과의사, 춤추는 초등교사, 밴드 활동을 하며 음반을 내는 사업가 등 이제는 하나의 이름으로만 정의가 내려지지 않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N잡러들이 보여주듯, 전통적인 직업의 틀을 벗어나 예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야말로 오늘날 효과적인 생존 전략 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다.

필자는 예술고등학교, 음악대학, 그리고 뮤지컬대학원을 졸업한 전형적인 예술 '전공자'로 자라왔지만,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경계가 사라지고 있고 있음을 여러 경험들을 통해 실감하고 있다. 다양한 플랫폼이 등장하면서 개인의 예술적 활동이 더욱 활발해지고, 그 결과물들을 공유할 수 있는 기회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각각의 플랫폼들은 개개인이 자신의 예술적 창작물을 세상에 알리고, 이를 통해 팬을 형성하며 자신만의 브랜드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예술 창작 자체로도 수익을 얻기가 그 전보다는 쉬워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직업적인 전문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모두는 '예술적 사고'를 하는 예술가들이 되어야 한다. AI와 구분되는 창의력으로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하는 시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인적으로 예술을 직접 경험하고 참여해 보는 것을 적극 권장한다. 예술은 특별한 사람들이 하는 특별한 것이라는 생각에서 벗어나 나도 예술가가 되어 창의성을 발휘해 보는 것이다.

정부 차원에서도 개인이 더 쉽게 예술을 체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과 프로그램을 마련하는 노력 또한 필요하다.

특히, 전공자들이 비전공자들을 예술적으로 교육하며 그들의 창의성을 이끌어내는 수업을 많이 할 수 있다면 사회적으로는 더 많은 직업 예술가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더 많은 사람들이 예술을 통해 자신의 브랜드를 구축하고, 풍부한 자아를 발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예술이 일상 속에서 더 가까이 다가올 때, 우리는 예술적 창의성을 통해 새로운 기회를 창출하고, 더욱 풍요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직관력과 통찰력을 기르고, 빠르게 변화하는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려면 우리 모두 예술을 생활 속에 가까이 두고, 적극적으로 경험해야 한다. 우리의 창의성과 예술적 사고가 돈이 되는 시대가 벌써 여기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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