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앞두고 ‘잠적’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수감 중

2년 전 사기 혐의 1심 선고 불출석 이후 행방 묘연
올해 5월 구속…상소권 회복 청구했으나 ‘기각’

지난 2020년 8월19일 경기대 교수회와 총학생회, 노조 소속 50여명이 교육부를 방문해 손종국 전 총장의 이사 승인을 반대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경기대 노조 제공.

수억대 사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 선고를 앞두고 행방이 묘연했던 손종국 전 경기대 총장이 잠적 2년 여 만에 구속된 것으로 파악됐다.

3일 법조계 등의 설명을 종합하면, 서울중앙지법 형사13단독 박혜림 판사는 2022년 9월14일 사기 혐의로 기소된 손 전 총장에게 징역 1년을 선고했다. ㄱ씨는 2018년 2월 전기 관련 업자에게 “경기대에서 기존 전등을 엘이디(LED) 전등으로 교체하는데 알선 수수료를 주면 80억원 상당의 공사를 주겠다”고 속여 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기소됐다. 박 판사는 “죄질이 좋지 않으나, 피해자에게 1억5천만원을 돌려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선고 당일 손 전 총장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후 자취를 감춰 소재불명으로 형 집행이 정지됐다. 행방이 묘연했던 그가 지난 5월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것으로 파악됐다. 수감 중 그는 같은 달 서울중앙지법에 상소권 회복을 청구했다. 상소권 회복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판결선고일로부터 7일 이내 상소하지 못했을 경우 상소 권리를 회복해 주는 제도다. 본인 또는 대리인이 책임질 수 없는 정당한 사유로 인해 상소 제기 기간 내에 상소하지 못한 경우여야 한다. 서울중앙지법은 그러나 지난 6월28일 그의 청구를 기각했다. 상소하지 못한 정당한 사유를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손 전 총장은 경기대 설립자의 아들로 2004년 12월 교수채용 대가로 1억원을 챙기고, 교비 49억원을 전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2년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받았다. 경기대 총장에서 물러난 이후 2019년 경기학원 이사로 선임됐으나 경기대 교수회와 총학생회, 노조, 총동문회, 민주동문회가 크게 반발하면서 복귀가 무산됐다.

이정하 기자 jungha98@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