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행 한동훈 “반도체 출발지 구미 아니냐” 동행한 고동진 “기흥”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3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대구·경북(TK)을 찾았다. 한 대표는 구미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하고,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이철우 경북지사도 만났다. 보수 핵심 지지 기반을 다지면서 경제를 챙기는 여당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행보로 해석된다. 정기국회에서 원외 대표로서 한계를 극복하려 현장 방문을 늘리는 전략도 읽힌다.
한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의 박 전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한 대표는 방명록에 “박정희 대통령님의 산업화 결단과 실천 덕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향수를 가진 60대 이상의 보수 핵심 지지층을 다지는 행보로 해석된다. 한 친한동훈계 지도부 인사는 통화에서 “보수정당 대표이자 보수 정당 내 유력 대선 후보로서 완전히 자리매김을 했다는 신고식 성격이 있다”고 말했다.
한 대표의 방문은 텃밭이었던 TK에서도 당 지지율이 흔들리는 지표가 나오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리얼미터가 지난달 29~30일 진행한 조사에서 TK 지역 당 지지율은 47%로 1주일 전(53%)보다 5%포인트 낮아지고 과반이 무너졌다.(유무선 자동응답 조사, 응답률 2.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
한 대표는 생가 방문에 앞서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한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를 방문하고, 구미상공회의소에서 반도체 산업 현장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간담회에서 “구미는 보수의 심장이기도 하지만 앞으로는 반도체 산업의 심장으로 만들겠단 각오가 국민의힘에 있다”며 “구미의 반도체산업에 집중하고 클러스터화해서 발전시키는 것이 대한민국의 살 길이고 경북이 발전하는 일”이라고 했다.
한 대표는 “제가 이재명 대표와 여야 대표 회담을 했는데, 거기에서도 ‘우리 반도체 문제는 초당적으로, 반도체 가지고 정치하지 말자’라는 말을 제가 드렸는데 단 1초도 서로 머뭇거림이 없었다. “이건 잘해보자”라고 의기투합했다“며 “그 반도체 산업의 핵심에 구미가 있다”고 했다. 최근 이 대표와의 회담 성과를 강조한 것이다.
한 대표가 삼성 반도체 사업 출발지를 구미로 착각해 실수를 하는 일도 있었다. 한 대표가 동행한 삼성전자 대표이사 출신 고동진 의원에게 “삼성 반도체 산업이 출발한 곳이 구미 아니냐”라고 했는데 고 의원이 “(경기도 용인시) 기흥”이라고 답해 좌중에 웃음이 터졌다.
한 대표는 새마을테마공원을 찾아 이철우 경북도지사를 면담하고 대구·경북 행정 통합 등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이 지사에게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절당한 바 있다. 이 지사는 전당대회 기간 한 대표 경쟁자였던 친윤석열계 후보인 원희룡 후보를 지지했다. 한 대표 입장에선 대표가 된 후 이 지사를 만나 당내 반대 세력을 끌어안는 모습을 연출했다.
이 지사는 “대구·경북 통합을 왜 하려고 하냐면 대구 따로, 경북 따로 하니까 수도권 일극 체제를 벗어날 수가 없다”며 “대구·경북, 부울경(부산·울산·경남, 충청도, 전라도 이렇게 합쳐서 지방 다극 체제를 만드는데 우리 당에서 앞장서야 한다”고 했다. 한 대표는 “이 지사가 워낙 저출생 같은 문제에 대해서 관심을 갖고 많이 해오셨기 때문에 중앙당의 입장하고도 많이 일치돼서 같이 나가실 거라 생각한다”고 했다.
유설희 기자 so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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