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가난 극복하고 … 보치아 전설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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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와 가난 그리고 지독한 불운도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정상에 오르며 한국 보치아의 10회 연속 금메달을 확정한 그는 경기용 안대를 벗어던지며 포효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보치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며 패럴림픽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 보치아가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운 특별한 조력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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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전 1위로 통산 4번째 金
한국, 보치아 10연패 금자탑
생후 사고·큰 화재 불운딛고
선수 꿈꾸며 최연소 국대도
"경기장 안에서 장애는 없어"
장애와 가난 그리고 지독한 불운도 정호원(38·강원특별자치도장애인체육회)의 의지를 꺾지 못했다. 2024 파리 패럴림픽 정상에 오르며 한국 보치아의 10회 연속 금메달을 확정한 그는 경기용 안대를 벗어던지며 포효했다.
정호원은 3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사우스 아레나1에서 열린 대회 보치아 남자 개인전(스포츠등급 BC3) 결승에서 대니얼 미셸(호주)을 합산 점수 5대2(3-0, 1-0, 0-2, 1-0)로 제압했다. 한국 선수 최초로 보치아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던 그는 이번 대회에서도 압도적인 실력을 자랑하며 패럴림픽 통산 네 번째 금메달을 따냈다.
정호원은 생후 100일이 지났을 무렵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됐다. 경기 가평군 대성리역에서 매점을 운영하던 어머니가 자리를 비운 사이 바닥에 떨어진 충격으로 후천성 뇌병변 장애인이 됐다. 불행은 멈추지 않았다. 충북 숭덕학교 초등부 2학년에 다닐 때 집에 불이 난 것이다. 휠체어 없이 움직일 수 없는 아들을 어머니가 온몸을 던져 지켜낸 덕분에 큰 화상을 입지 않았다. 그러나 어머니와 친형이 전신에 화상을 입게 됐다. 갑작스럽게 찾아온 화재로 재산을 모두 날렸지만 어머니는 포기하지 않았다. 혼자 매점을 운영해 장애를 갖고 있는 두 아들이 세상에 나갈 수 있도록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어머니의 노력에도 좌절감에 휩싸였던 정호원은 숭덕학교 중등부 때 보치아를 접한 뒤 달라지기 시작했다. 손과 발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없었지만 도구를 이용해 원하는 대로 공을 굴리는 재미에 빠진 그는 보치아 선수라는 꿈을 갖게 됐다. "사회와 다르게 경기장에서는 장애가 없다.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했던 그는 보치아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고 2년 뒤인 2002년에 최연소 국가대표가 됐다.
2006년 리우데자네이루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두각을 드러낸 그는 이제 한국을 넘어 전 세계가 주목하는 보치아 간판선수가 됐다. 이번 금메달을 포함해 패럴림픽에서 따낸 금메달은 4개나 된다.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포함하면 총 7개다.
정호원은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상당했는데 원하는 결실을 보게 돼 후련하다. 한국에서 기다리고 계시는 어머니께 패럴림픽 네 번째 금메달을 선물할 수 있게 됐다. 한국에 금메달을 가지고 돌아가게 돼 행복하다"고 웃으며 말했다.
한국 보치아가 패럴림픽 10회 연속 금메달을 차지하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운 특별한 조력자가 있다. 2009년부터 한국 보치아 발전을 후원하고 2015년부터 대한장애인보치아연맹 회장을 역임하고 있는 강성희 오텍그룹 회장이다. 한국 양궁이 현대자동차의 후원을 받아 세계 최강이 된 것처럼 한국 보치아는 강 회장의 아낌없는 지원으로 패럴림픽 금메달 효자 종목이 됐다.
신체활동이 여의치 않은 중증 장애인을 위해 고안된 종목인 보치아는 패럴림픽에서만 볼 수 있다. 6개의 빨간색 공과 6개의 파란색 공을 표적구에 던져 더 많은 점수를 따낸 선수가 승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임정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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