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적 수준에 문제 있나" 오영훈 제주지사, 도정질문서 의원에 비아냥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찬반 입장 캐묻자 쏘아붙여
해당 의원 반발하자 곧장 사과…"존중 없었다 생각"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3일 오전 열린 제431회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도정 질문에 답변하던 중 물을 마시고 있다.(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공)2024.9.3./뉴스1 ⓒ News1 오미란 기자

(제주=뉴스1) 오미란 기자 =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3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도정질문 과정에서 질의에 나선 한 의원을 비아냥거리는 발언을 했다가 곧장 사과했다.

문제의 발언은 이날 오후 제431회 도의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묻는 김황국 의원(국민의힘·제주시 용담 1·2동)의 도정질문에 오 지사가 답변하는 과정에서 터져나왔다.

"제주에 제2공항이 필요하느냐"는 말로 질의를 시작한 김 의원은 "제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지금 국토부가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제주도의 정확한 입장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오 지사는 "찬반 갈등을 더욱더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질문을 유도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제 입장은 2022년 7월1일 취임 이후 단 한 번도 바뀐 적이 없다"며 "환경오염 등 쟁점 사항이 해소되면 해야 하고, 환경문제가 심각해 환경영향평가 동의를 받을 수 없게 되면 하지 못한다고 말씀드렸지 않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의원은 "그 부분은 절차상의 문제다. 제주도정의 도백이라면 절차상의 문제가 있어서 못 한다고 말하는 게 맞는 것 아니냐"면서 "지금까지 찬성도, 반대도 아니라고 하면 정부는 어떻게 판단을 하느냐"고 재차 따져 물었다.

여기서 오 지사가 "고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하는 것을 해석하지도 못하면 그건 지적 수준에 문제가 있는 것 아니겠나"라고 비아냥거린 것이다.

김 의원이 "방금 뭐라고 했나. 제 귀가 의심된다"고 즉각 반발하자 오 지사는 "지적 수준에 대한 문제제기는 사과드리겠다"고 곧장 사과했다.

김 의원이 질의를 마무리하면서 "제2공항에 대해서는 견해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존중하는 게 예의다. 이 부분 명심해 달라"고 했지만 오 지사는 "저에 대한 존중이 없었다고 생각한다. 명예를 훼손하는 데 흥분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며 신경전을 이어갔다.

앞서 오 지사는 지난 4월 도의회 도정질문 때도 의원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격분했다가 "답변 과정에서 일부 의원들에게 성숙되지 못한 표현으로 오해를 불러일으켰거나 또 마음을 아프게 한 게 있다면 그건 전적으로 저의 불찰"이라며 사과했었다. 당시 오 지사는 "의회의 권위를 세우고 도정 발전에 협력하는 동반자로서 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었다.

mro12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