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청년 3명 중 1명만 “출산은 당연”...전통적 가치관 버리고 ‘맞벌이’ 사회로

정해민 기자 2024. 9. 3.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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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오후 서울 용산구 드래곤시티 호텔에서 열린 2024년 제1차 한·일·중 인구포럼에서 주제발표가 진행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결혼하면 아이를 가져야 한다’는 전통적 가치관이 쇠퇴한 반면, ‘부부의 행복을 위해 아이를 낳는다’는 출산 관념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모리이즈미 리에 일본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선임연구원은 3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개최한 ‘2024년 제1차 한·일·중 인구 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일본의 부부들을 대상으로 한 ‘출생 동향 기본 조사’에 따르면, ‘결혼해서 아이 낳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전통적 출산 관념은 2015년 조사에서 48.7%에 달했으나 가장 최근 조사인 2021년엔 33.8%로 낮아졌다는 것이다. 반면 ‘아이가 있으면 생활이 즐겁고 마음이 풍요로워지니까’라는 응답은 78.4%에서 80.0%로 늘었다. 또 같은 기간 ‘사랑하는 사람의 아이를 갖고 싶어서’라는 답도 37.7%에서 40.9%로 늘었다. 모리이즈미 선임연구원은 “(최근 들어) 아이를 갖는 이유가 ‘생활이 즐거워지니까’라는 것으로 집중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했다.

일본도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2명에 그쳐 한국(0.78명)처럼 인구 위기를 겪고 있다. 일본에선 저출생 해결을 위해 정부와 기업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한 여성의 경력 단절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 결과 일본 여성 중 결혼하고 나서도 일을 그만두지 않고 경력을 이어간 비율은 1985~1989년 60.3%에서 2015~2019년에는 85.1%까지 올라갔다. 또 첫째 아이 출산 후 취업 상태를 지속하는 비율도 같은 기간 39%에서 69.5%로 올랐다. 이는 일본 정부가 지난 30년 동안 맞벌이 사회를 위해 일·가정 양립 정책을 추진해왔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분석이다.

모리이즈미는 “일본의 최근 저출생 대책의 특징 중 하나는 아이와 청년이 주체라는 것을 명확하게 하고, 당사자들의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는 것”이라며 “‘미래를 그릴 수 없다’거나 ‘일·가정 양립이 어렵다’는 등 청년들이 말하는 어려움에 대해서 앞으로도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고 했다.

중국에서도 여성의 교육 수준이 높아지고 사회 진출이 늘면서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명으로 감소했다. 도우 양 중국사회과학원 인구 및 노동경제연구소장은 “출산에 대한 기회 비용과 육아 부담이 늘면서 중국 출산율이 하락했다”며 “아동의 보육과 교육에 들어가는 비용이 너무 높아 (중국 정부가) 적극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지난 7월 제20기 당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에서 저출생 등 인구문제 해결을 위한 종합 계획을 세웠고, 여기에는 출산·육아·교육·보육에 드는 비용을 낮추는 방안 등이 포함됐다는 설명이다.

우리나라 저출생 문제를 해결하려면 청년들의 일자리나 주거비 등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상림 서울대 인구정책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정부가 경제적으로 지원을 해준다고 해도 청년의 삶이 어렵다”며 “청년들의 일자리나 주거비 문제, 아이를 키울 때 드는 사교육비 문제 등을 해결하지 않고 경제적 지원만으로는 저출생은 해결되지 않는다”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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