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보를 활용한 유튜브 바둑 중계 가능하다…법원 "부정행위 아냐"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 판단
말 아끼는 한국기원, 지난달 대법원 상고심 제기

바둑 대국 기보 사용이 부정 경제행위가 아니라는 판결이 나왓다. /뉴스1 ⓒ News1 박지혜 기자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한국기원이 주최한 바둑 대국의 기보를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법원은 기보를 토대로 경기 내용을 별도 중계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한국기원은 대법원 상고심을 제기, 법적 공방을 이어갈 계획이다.

3일 법조계와 바둑계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고법 민사4부는 한국기원이 바둑 유튜버 A 씨를 상대로 제기한 '부정 경제행위 금지 및 손해배상 소송'을 1심과 같이 원고 패소 판결했다.

한국기원과 A 씨는 지난 2021년 1월부터 법적 다툼 중이다.

한국기원은 A 씨가 본인들이 주최한 대국의 전자 기보를 활용,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해당 경기를 별도로 중계하고 해설한 영상에 대해 "한국기원의 성과를 무단으로 사용해 경제적 이익을 침해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A 씨가 활용한 온라인 바둑서비스 플랫폼의 전자기보가 한국기원이 유료로 제공한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원은 1심에서 "대국 결과를 기록한 기보에 한국기원의 명성이나 투자 및 노력이 직접 반영됐다고 볼 수 없다"면서 A 씨의 손을 들어줬다. 또한 대국도 한국기원의 투자,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해석하지 않았다.

2심에서는 대국을 한국기원의 성과로 인정했지만 기보에 대해서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공공영역'이라면서 "표현의 자유가 침해되거나 관련 산업의 성장이 위축될 수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했다.

한국기원은 지난달 16일 상고심을 제기했다.

기원 관계자는 "아직 법적 다툼인 상황에서 여러가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다. 지금 시점에서는 자세한 이야기를 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dyk060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