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차주들, 소비자원에 피해구제 신청…“잘못된 배터리 정보 알려”

“CATL 배터리 장착 홍보하고는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 탑재” 주장

(시사저널=이주희 디지털팀 기자)

지난달 8일 오전 인천 서구 한 공업사에서 경찰과 소방, 국립과학수사연구원, 벤츠 등 관계자들이 지난 1일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화재가 발생한 전기차에 대한 2차 합동 감식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 전기차에 중국산 배터리를 탑재하고도 잘못된 제조사 정보를 알렸다는 점을 문제삼아 차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벤츠 차주들은 벤츠코리아를 상대로 한국소비자원에 피해 구제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주들은 벤츠가 일부 EQE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해놓고 소비자들에게는 CATL 배터리를 장착했다고 알린 점을 문제 삼고 있다. 

일부 차주들은 지난달 1일 인천 청라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발생한 벤츠 전기차 화재를 계기로 배터리 제조사가 잘못 알려졌다는 점을 인지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 화재의 원인으로 배터리 결함이 지목된 이후 일부 EQE 모델에 파라시스 배터리가 탑재된 사실이 알려졌다. 구체적으로 EQE 중에서는 '300'만 CATL 배터리가 탑재됐고 최상위 모델인 EQS '350', EQE SUV '500 4M' 등을 비롯한 대부분의 모델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된 것으로 드러났다.

벤츠가 그동안 EQE 차량에 CATL 배터리를 탑재했다고 홍보했지만 실상은 대부분 파라시스 배터리를 장착해 소비자를 기만했다는 것이 차주들의 주장이다. 2022년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개발 총괄 부사장이 국내 언론사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EQE 모델에 CATL이 공급한 배터리 셀이 탑재된다고 언급했다는 점을 차주들은 근거로 들고 있다. 또 일부 차주들은 차량 구매 당시 딜러로부터 CATL 배터리가 탑재됐다는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비자원은 벤츠 차주들이 제출한 피해 구제 신청과 관련해 사실관계를 검토 중이다. 소비자원은 벤츠코리아가 'CATL 배터리 탑재'를 명시적으로 보증했는지 등 사실관계를 확인해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해 벤츠코리아는 "화재의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노력을 다하고 있고 당국에 협조를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