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A] 성범죄 가해자 남자가 많다고 하면, 남학생들이 상처받지 않을까요?

한겨레 2024. 9. 3. 17:3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딥페이크(이미지·음성 합성 기술)를 활용한 불법합성물 성범죄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의 불안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4년 전 텔레그램 '엔(n)번방' 등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10대였으며, 범죄 가담자 상당수(30% 이상) 역시 10대였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디지털성범죄 예방수업 안내서
자료: 성평등 교육을 연구하는 교사 모임 ‘아웃박스’ 수업자료 가운데 갈무리
딥페이크(이미지·음성 합성 기술)를 활용한 불법합성물 성범죄가 초등학교부터 대학교에 이르기까지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학생, 학부모, 교사의 불안과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이미 4년 전 텔레그램 ‘엔(n)번방’ 등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10명 중 6명은 10대였으며, 범죄 가담자 상당수(30% 이상) 역시 10대였다. 이런 현실을 반영한 디지털성범죄 예방 교육을 더는 미룰 수 없는 까닭이다. 성평등 교육을 연구하는 교사 모임 ‘아웃박스’는 지난 2020년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과 개발한 초등학생용 디지털성범죄 예방 수업안내서를 최근 다시 누리집에 게재했다. 주요 내용을 문답으로 정리했다.

―성범죄 피해자는 여성이 많고, 가해자는 남자가 많다는 통계를 언급해야 할까요? 남학생들이 상처받진 않을까요?

“학생들은 단순히 같은 성별이라는 이유로 ‘가해자’와 자신을 동일시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남학생 여학생 할 것 없이 ‘피해자’ 입장에 서서 범죄를 바라보고 문제를 이야기하죠. 성폭력은 생물학적 욕구가 아닌 젠더 권력관계 때문에 발생합니다. 아동이 성인을 때리는 것과 성인이 아동을 때리는 것의 위계가 다른 걸 생각하면 폭력은 권력에 의해 발생한다는 말을 쉽게 이해하실 수 있을 겁니다. 성범죄 피해자 비율이 여성이 더 높은 이유를 분석하다 보면, 사회 문제를 더 깊게 바라보게 됩니다. 그러므로 이는 특정 성별을 잠재적 가해자로 만드는 수업이 아닌 성차별 구조를 이해하고 차별에 저항하는 시민으로 자라나는 수업입니다.”

―올바른 성폭력 예방 교육의 관점은 무엇일까요?

“과거엔 “싫어요, 안돼요, 하지 마세요” 같은 문구처럼 ‘피해 예방’ 교육에 치우쳐 있었습니다. 하지만 성폭력을 예방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은 피해자가 조심하고 방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누구도 가해하지 않는 것입니다. 학교 폭력 예방 교육을 할 땐 ‘친구를 때리지 말아라’라고 가르치면서 왜 성폭력 예방 교육을 할 때는 ‘싫다고 말하라’는 피해 예방을 언급하고 있었을까요? 우리는 흔히 성교육 = 성폭력 예방교육으로 인식합니다. 그러다 보니 아이들은 성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 이전에 성폭력이라는 부정적인 성을 이해하게 됩니다. 하지만 잘못은 ‘성’이 아니라 ‘폭력’에 있습니다. 아이들이 성적 주체로서 자신을 긍정하고, 상대 의사를 존중하며, 책임 있는 행동을 할 능력을 기를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성평등 관점에 기반을 둔 성교육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노출이 많은 아이돌 무대에 대해 어떻게 가르쳐야 할까요?

“아이돌 문화 중에서 성적 대상화 문제는 눈여겨보아야 합니다. 성적 대상화란 타인을 자신과 같은 권리를 가진 인간으로 대하기보다 성적 욕구를 해결하는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입니다. 미디어에서 아이돌이 짧은 치마를 입고 춤을 추는 것, 예능 방송에서 타인을 외모로 평가하는 것, 교실에서 몸매 순위 매기기 등 모두가 해당합니다. 성적 대상화가 극대화된 것이 음란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들이 성적 대상화를 비판적으로 볼 수 있도록 하는 교육은 꼭 필요합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Copyright © 한겨레신문사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