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일자리 사라져" vs 트럼프 "경제강국 무너져"…노동절 격돌(종합)

조소영 기자 류정민 특파원 2024. 9. 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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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월즈, 경합주·러스트벨트 찾아…바이든과 공동 유세도
트럼프·밴스, 현장 유세 쉬고 SNS 목소리…"나약·실패 리더십"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2일 (현지시간)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열린 선거 집회에 참석해 손을 맞잡고 있다. 2024.09.03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서울·워싱턴=뉴스1) 조소영 기자 류정민 특파원 = 미국 민주당 대선 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노동절인 2일(현지시간) '노동자 표심' 공략에 나섰다.

이날을 기준으로 대선이 약 65일 남기 때문에 노동절은 통상 대선 캠페인의 막바지를 알린다. 때문에 후보들 간 더욱 거세게 부딪히는 시기로도 꼽힌다.

NBC 등 복수의 외신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미시간, 펜실베이니아를 차례로 방문했다. 해리스 부통령의 부통령 후보(러닝메이트)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는 같은 날 위스콘신을 찾았다.

미시간, 펜실베이니아, 위스콘신은 11월 대선을 결정지을 경합주로 꼽힌다. 아울러 '노심'(勞心)에 적극 구애해야 하는 러스트벨트(Rust Belt·쇠락한 공업지대)로 칭해지는 곳들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과 그의 러닝메이트인 J.D. 밴스 상원의원(오하이오)은 이날 현장 유세 행사는 갖지 않았다. 대신 이들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노심에 구애하고, 해리스 부통령 측을 공격하고 나섰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최대 경합주인 펜실베이니아를 찾기에 앞서 미시간주 디트로이트를 방문해 유세를 펼쳤다.

그는 노스웨스턴 고등학교 체육관에 모인 수백 명의 노조원들을 향해 "노조는 미국을 건설하는 데 도움을 줬다. 이 나라의 모든 사람이 이로 인해 혜택을 받았다"며 "나는 가는 곳마다 '노조원이 아니더라도 노조원에게 감사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우리는 모든 노동자가 '조직할 권리'를 갖는 미래를 위해 싸운다"며 향후 노동자의 노조 설립을 원활히 만드는 '프로법'(PRO Act) 통과를 약속했다.

그는 "노조가 강하면 미국은 강해진다"고 강조하는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 임기 동안 미시간에서 수천 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는 우리를 과거로 되돌리려 하고 있다"며 "우리는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해리스 부통령이 미시간에 도착하기 전 그레첸 휘트머 미시간 주지사 등도 참석자들을 상대로 연설에 나섰다.

특히 휘트머 주지사는 "당신의 가장 유명한 말이 '당신은 해고됐습니다'(You're fired)라면 당신은 노동자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해 눈길을 끌었다. '당신은 해고됐습니다'는 과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출연한 리얼리티 TV쇼 유행어이다.

2일(현지시간) 미국 민주당 부통령 후보인 팀 월즈 미네소타주 주지사가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노동절 기념 행사에서 연설하고 있다. 2024.09.02. ⓒ AFP=뉴스1 ⓒ News1 조소영 기자

해리스 부통령은 펜실베이니아에서는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함께 유세를 가졌다. 두 사람의 공동 유세는 지난 7월 바이든 대통령이 해리스 부통령에게 당 대선 후보 바통을 넘겨준 뒤 처음이다.

두 인사는 이날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소재 국제전기노동자형제단(IBEW) 회관에 마련된 단상에 함께 올랐다. 먼저 연설대에 선 바이든 대통령은 수백 명의 노조원들로부터 "고마워요, 조"(Thank You, Joe)라는 환호를 받았다.

바이든 대통령은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선택한 것은 내 임기 중 최고의 결정이었다"며 해리스 부통령을 새 대통령으로 선출하는 것이 "여러분이 내릴 최고의 결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한 세기 이상 미국의 상징적 기업인 US스틸은 미국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해 12월 신일본제철로부터 인수 발표가 된 US스틸 본사는 피츠버그에 있다. 전미철강노조(SUW)는 '사측의 일방적 결정'이라며 불만이 컸다. 노조 표심을 고려해야 했던 바이든 대통령은 올해 3월 'US스틸이 미국 회사로 남아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뒤이어 연설대에 선 해리스 부통령 또한 "우리나라가 강력한 미국 철강 기업을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며 "나는 바이든 대통령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US스틸은 미국이 소유하고 미국이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와 함께 "미국인들은 주 5일 근무제, 병가, 유급 가족 휴가 등에 대해 노조에 감사해야 한다"고도 말했다.

같은 날 별도로 위스콘신을 찾은 월즈 주지사 또한 노조원들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측과는 대조적으로 노동자를 우선시하는 정부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미국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29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라코로스에서 열린 타운홀 미팅을 마치고 떠나며 관중을 향해 손가락으로 콕 찍는 제스처를 해보이고 있다. 2024.08.30 ⓒ AFP=뉴스1 ⓒ News1 권진영 기자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목소리를 냈다.

그는 자신의 재임 기간 동안 "기업과 노동자에게 번창할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함으로써 미국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주요한 성공을 거뒀다"며 "우리는 미국 근로자 덕분에 경제 강국이 됐다. 하지만 카멀라와 바이든은 이 모든 것을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가 백악관으로 돌아가면 모든 노동자와 기업이 번영하고 '아메리칸 드림'을 이룰 수 있는 기회를 보장하는 환경을 조성해 성공을 이어갈 것"이라며 "우리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다"고 했다.

그는 또 "카멀라 해리스 동지 아래, 모든 미국인들은 이번 연휴 동안 높은 기름값, 교통비 상승, 식료품 가격 폭등으로 고통받고 있다"며 "우리는 이 나약하고 실패한 리더십 아래에서 계속 살 수 없다"고 말했다.

밴스 의원은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노동절을 축하하며, 특히 이 나라를 건설한 과거와 현재의 노동자들에게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과 나는 매일 아침 일어나 이 나라를 유지하는 사람들을 항상 지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카멀라 해리스가 노동자를 옹호한다고 큰소리치지만, 그녀의 행정부가 코로나 예방 주사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수십만 명을 해고하려 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며 "그녀의 전체 캠페인처럼 모든 것은 가짜"라고 강조했다.

J.D. 밴스 공화당 부통령 후보가 31일(현지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선거 유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07.31. ⓒ AFP=뉴스1 ⓒ News1 김종훈 기자

cho1175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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