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리로 나온 ‘폭염 에어컨 설치 사망’ 유족들…“쓰러진 아들 밖에 방치”

박선우 객원기자 2024. 9. 3.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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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 속 에어컨 설치 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쓰러져 사망한 20대 청년노동자의 유가족들이 관련자들의 사죄와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20대 청년노동자 폭염사망사고 대책회의'(대책회의)는 3일 광주 북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 기자회견에서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20대 양아무개(27)씨가 숨진지 3주째지만 발주처인 전남교육청, 원청인 삼성전자와 에어컨 설치업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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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고용노동청 정문에 분향소 설치…무기한 농성 예정
유가족 “관계자 중 1명이라도 찾아와 사과해달라” 호소

(시사저널=박선우 객원기자)

폭염특보 속에 에어컨을 설치하다가 사망한 20대 노동자의 유족이 3일 오전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에 차려진 제단에서 고인의 영정을 잡고 오열하고 있다. ⓒ연합뉴스=독자 제공

폭염 속 에어컨 설치 작업 중 온열질환으로 쓰러져 사망한 20대 청년노동자의 유가족들이 관련자들의 사죄와 진상규명 등을 촉구했다.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20대 청년노동자 폭염사망사고 대책회의'(대책회의)는 3일 광주 북구 광주지방고용노동청 앞 기자회견에서 "삼성에어컨 설치기사 20대 양아무개(27)씨가 숨진지 3주째지만 발주처인 전남교육청, 원청인 삼성전자와 에어컨 설치업체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기업과 기관은 입사한지 고작 이틀째인 양씨를 숨지게 했다. (양씨에게) 열사병 증상이 발생한 후 1시간 가까이 뜨거운 햇빛 아래 방치시켰다"면서 "건강했던 양씨에게 마치 지병이 있던 것처럼 왜곡한데 이어 자식을 잃은 부모의 사과 요구를 들은척도 하지 않는다"고 지탄했다.

또한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규명과 재발방지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양씨와 같은 사건이 재발하지 않도록 삼성전자 등은 고인의 죽음에 공식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또한 폭염 속 노동자들의 안전을 보호하기 위해 나서야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양씨의 모친 또한 "관계된 한 사람이라도 영안실에 안치돼 있는 아들을 찾아와 사과해주길 바란다"면서 "법 테두리 안에서 벗어나지 않고 처벌받길 원한다"고 강조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대책회의는 광주고용노동청 정문에 분향소를 설치했다. 향후 대책회의는 분향소 인근에서 무기한 농성을 통해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등을 촉구할 방침이다.

한편 양씨는 지난 8월13일 오후 4시40분쯤 전남 장성군에 위치한 모 중학교 급식실에서 에어컨 설치 작업을 보조하다 쓰러져 사망했다.

당시 양씨는 점심시간 이후인 오후 1시40분쯤부터 에어컨이 가동되지 않는 실내에서 설치 작업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았다. 양씨는 그로부터 약 3시간 후부터 온열질환 의심 증상을 호소했고, 결국 건물 밖 화단 인근에서 실신했다.

현재 양씨의 유족들은 업체 측이 쓰러진 양씨에 대한 구호조치에 적극적이지 않았다고 비판한다. 유족 측 주장에 따르면, 업체는 사건 당일 오후 5시9분쯤 양씨가 화단에 쓰러져있는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가족에게 전송하고 "데려가라"는 취지로 말했다. 이 과정에서 119 신고 시점이 늦춰졌고, 결국 양씨가 사망에 이르렀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119 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양씨의 체온은 측정 불가 수준이었다. 양씨가 사망한 이후에야 측정된 체온은 40도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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