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춘천시의회 첫 인사청문회…"검증 아닌 면접하는 줄"

이상학 2024. 9. 3.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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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 춘천시의회가 신임 문화재단 이사장 후보자를 상대로 한 첫 인사청문회가 3일 하루 일정을 마치고 마무리됐지만, '알맹이 없는 검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하지만 후보자의 경영 능력과 자질, 전문성, 도덕성 등에 대한 검증이라는 첫 인사청문회 취지와 달리 위원들은 대부분 문화 콘텐츠를 관광 자원화하는 센터 설립 제안 등 재단의 역할을 묻는 질의에 할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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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맹이 없는 질문 일색" 무용론 제기…"시민제보 등 참여도 필요"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의회가 신임 문화재단 이사장 후보자를 상대로 한 첫 인사청문회가 3일 하루 일정을 마치고 마무리됐지만, '알맹이 없는 검증'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박종훈 추천문화재단 후보자 인사청문 [촬영 이상학]

춘천시의회는 이날 오전 10시부터 인사청문 특별위원회를 열고 박종훈 문화재단 이사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하지만 후보자의 경영 능력과 자질, 전문성, 도덕성 등에 대한 검증이라는 첫 인사청문회 취지와 달리 위원들은 대부분 문화 콘텐츠를 관광 자원화하는 센터 설립 제안 등 재단의 역할을 묻는 질의에 할애했다.

이 때문에 도내 지자체 첫 인사청문회를 통해 철저한 검증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은 반감됐고, 철저한 준비 없는 질의 내용에 청문회 무용론까지 제기됐다.

이번 인사청문회는 시의회의 공공기관에 대한 지속적인 인사청문 요청을 육동한 춘천시장이 수용하면서 이뤄졌다.

청문회 [연합뉴스TV 제공]

춘천시의회 한 의원은 "공무원 출신인 박 후보자에 대한 철저한 검증보다 재단의 향후 계획 등 원론적인 질문에 청문회가 아닌 면접을 보는 듯한 착각이 들었다"고 꼬집었다.

춘천문화재단의 쟁점이 되어 왔던 재단 직원 인건비 문제에 대한 일부 위원 질문도 나왔지만, 원론적 입장만 확인하는 차원에서 그쳤다.

한 위원은 "문화재단 직원들의 역량은 우수하지만, 인건비 등은 다른 출자 출연기관과 형평성에 맞게 이뤄져야 한다"며 해결 방안을 물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출자 출연기관은 인건비 문제에 대해 항상 문제로 삼을 소지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략 총예산 205억원 가운데 출자 출연기관에 주는 예산을 제외하면 약 90억원으로, 이 중 3분의 1을 차지하는 인건비가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 춘천시의회 건물 [춘천시 제공.재판매 및 DB 금지]

그러면서 그는 "인건비 부분은 애초부터 제단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운영이 되니까 이후 개선이 힘들어졌다"며 "역할에 맞게 일한 만큼 인건비를 받아 가도록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것으로, 시의 출자 출연기관으로서 시민에게 봉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이러한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변했다.

그동안 문화재단은 시의회 행정감사 등을 통해 다른 출자 출연기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임금 상승이나 규모에 비해 효율성에 대한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실제로 2008년 춘천시가 출연한 춘천문화재단은 춘천문화예술회관에 이어 김유정문학촌, 춘천예술촌 등을 위탁 운영하면서 200억원이 넘는 출연금을 지원받아 예산 운영 등에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이 때문에 춘천시는 개선방안을 찾겠다고 했고, 재단은 지난 7월 기존 3본부 9팀에서 1본부 3센터 7팀으로 조직을 개편하기도 했다.

게다가 이날 청문회가 정오부터 오후 2시까지 정회 시간을 가진 탓에 정작 청문회 질의는 3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끝났다.

위원 질문도 인사청문회 조례 기준으로 질문을 미리 제출하지 못한 탓에 후보자 또한 제대로 된 답변서를 준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후보자는 "소중한 기회를 통해 조금이나마 춘천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다면 큰 영광이며, 앞으로 초심을 잊지 않고, 집행부와 의회, 시민들과 소통해 문화재단을 발전시켜 나가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춘천시의회 의사봉 [연합뉴스DB]

윤민섭 시의원은 "위원들이 날카로운 질문을 할 수 있으려면 시민들의 참여(제보)도 필요하며, 처음 진행된 인사청문회인 만큼 앞으로 다듬어 나가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h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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