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맏언니’ 전훈영, 인기 실감 묻자… “선수촌 직원이 못 알아봐”
2024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여자 양궁 대표팀의 ‘맏언니’ 전훈영(인천광역시청·30)이 자신을 못 알아본 선수촌 직원에게 의심을 받은 일화를 전했다.
대한양궁협회 공식 유튜브 채널은 최근 양궁 국가대표 선수들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을 당시 비하인드 스토리를 공개했다.
PD는 전훈영에게 ‘인기를 실감하고 있냐’고 질문했다. 이에 전훈영은 “아니다. 인기까지는 아니고 잘 못 알아보셔서 그냥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전훈영은 한 가지 일화를 공개했다. 선수촌에 짐을 가지러 간 전훈영을 알아보지 못한 직원이 자꾸 ‘누구시냐’ ‘양궁장 가는 거 연락 못 받았는데 어떻게 왔냐’ 등 물었다고 한다. 이에 전훈영은 “양궁 선수인데 (선수촌에) 짐 빼러 왔다”고 했고, 직원은 계속 “그런 연락받은 적이 없다”고 의심했다.
이에 직원이 전훈영에게 이름을 쓰고 선수촌에 입장하라고 했다. 전훈영이 이름을 쓰자 직원이 “아, 전훈영 선수세요?”라고 물었다. 전훈영이 “네, 저예요”라고 말하자, 직원은 “TV랑 달라서 못 알아봤다. TV에서는 조금 커 보였다”고 했다. 이에 전훈영이 “지금도 크냐”고 직원에게 묻자, 직원이 “안 크다”면서 선수촌으로 들여보내 줬다고 한다.
전훈영은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개인전 메달은 획득하지 못했다. 전훈영은 준결승에서 후배 임시현에게 패배했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프랑스의 리사 바르블랭에게 졌다. 대한양궁협회장 겸 아시아 양궁연맹 회장인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당시 개인전이 끝난 직후 전훈영을 직접 찾아 격려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전훈영은 맏언니로서 후배들을 이끌어 여자 단체전 금메달을 따냈다. 올림픽 여자 양궁 단체전 10연패의 대기록이다. 코치진 등에 따르면 전훈영은 선배로서 누릴 수 있는 특권을 내려놓으며 동생들을 챙겼다. 파리에서 선수단 숙소를 정할 때가 대표적이다. 당시 숙소는 2인 1실로 배정돼 있어 3명 중 1명은 타 종목 선수와 숙소를 써야 했다. 한국식 ‘방장 문화’에서는 맏언니가 막내와 같은 방을 쓰지만 전훈영이 후배들을 생각해 먼저 손을 들어 “탁구 선수와 방을 함께 쓰겠다”고 자청했다.
단체전에서는 활을 빠르게 쏴야 하는 1번 주자로 나서 동생들의 부담감을 덜어줬다. 양궁 단체전은 세트당 120초가 주어지며 3명이 120초 안에 각 2발씩 쏴야 한다. 첫 주자가 빨리 쏠수록 2, 3번 주자는 여유로운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 중국과의 결승전에서 전훈영은 5차례나 10점을 맞췄다. 연장 승부 결정전(슛오프)에서도 10점을 꽂으며 금메달 획득에 크게 기여했다. 그 결과, 전훈영의 리더십으로 여자 양궁 대표팀은 단체전 10연패를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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