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콘텐츠 왜 추천해주지? AI가 이유 알려준다
LG유플러스가 IPTV(인터넷TV)에서 시청 이력을 바탕으로 VOD(주문형 비디오)를 추천해줄 때, 추천 이유와 함께 개인 맞춤형 추천 문구까지 보여주는 서비스를 내놨다. 예컨대 영화 오컬트 장르를 즐기는 이용자에겐 영화 ‘파묘’를 추천하면서 ‘같은 장르의 작품’ ‘조상의 묘에서 깨어난 악령, 퇴마 의식이 시작된다’ 같은 문구를 노출한다.
같은 영화를 추천받더라도 영화제 수상작을 좋아하는 이용자는 ‘백상예술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은’, 해당 영화감독의 팬이라면 ‘장재현 감독의 파격적인 연출’ 등 문구를 보게 된다. AI(인공지능)가 취향을 분석해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수준을 넘어 추천 문구까지 맞춤형으로 만드는 것이다.
◇AI로 자막 생성하고 맞춤형 추천 문구도
LG유플러스는 이런 서비스를 포함해 AI 자막, 음성챗봇 등 다양한 AI 기능을 자사 IPTV인 ‘유플러스TV(U+tv)’에 추가했다고 3일 기자간담회에서 밝혔다. 시청자가 보고 싶은 콘텐츠를 찾는 과정부터 시청, 이후의 소통 과정에까지 AI를 적용해 편의성을 높였다. 회사 측은 “IPTV 특화 AI 에이전트(비서)인 ‘미디어 에이전트’로 초개인화된 시청 경험을 제공하겠다” 했다.
콘텐츠를 추천할 때는 시청 이력 뿐만 아니라 검색 내용까지 반영해 실시간으로 순서를 재배치한다. 평소 공포 영화를 즐겨보던 사용자더라도 애니메이션을 검색하면 ‘지금은 애니메이션을 보고 싶어한다’고 판단하고 해당 장르를 추천 화면 상단에 올리는 식이다.
“좀 저렴한 건 없어?” “그건 이미 극장에서 본 거야” 같은 식으로 AI와 대화하며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는 대화형 검색 기능도 연내 적용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그동안 이용자 행동을 분석해보면 추천 콘텐츠 섬네일(미리보기 이미지)을 5~6번만 넘겨도 지쳐서 이용을 포기하는 비율이 높아진다”며 “최대한 빨리 보고 싶은 콘텐츠를 고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라고 했다.
국내 방송도 한글 자막으로 보는 시청자가 늘어난 점을 고려해 ‘AI 자막’ 기능도 개발했다. 셋톱박스에 온디바이스(내장형) AI 기능을 적용해 10여분만에 자막을 자동 생성한다. 방송사에서 자막을 별도로 받거나 일일이 수작업하는 방식이 아니기 때문에 본방송 직후 올라오는 VOD라도 곧바로 한글 자막을 이용할 수 있다. 회사 측에 따르면 현재 자막 정확도는 98% 정도다.
콘텐츠에 제작진 이름이나 화면 설명 같은 자체 자막이 나오면 AI가 한글 자막 위치를 조정하기도 한다. 사극을 볼 때 한자를 설명하는 자체 자막이 달려 있으면, AI가 이를 인식해 한글 자막은 화면 위로 올리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리모컨을 통해 음성으로 “아이가 성인 콘텐츠 못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 같은 문의를 하면 바로 답변해주는 음성챗봇 기능도 선보였다. 회사 관계자는 “TV는 주로 저녁이나 밤 시간대 많이 이용하는데 문의 사항이 생겨도 고객센터와 바로 통화하기가 어려웠다”며 “앞으로는 24시간 내내 음성 챗봇을 통해 빠르게 답변받을 수 있다”고 했다.
◇”이용 시간 늘려라”… IPTV에 AI 기능 속속
KT·SK브로드밴드·LG유플러스 등 IPTV 3사는 최근 ‘코드커팅(유료방송 해지)’ 분위기 속에 가입자를 붙잡으려 속속 AI 기능을 도입하고 있다. AI를 활용해 편의성을 높이면 IPTV 이용시간이 늘고 그만큼 해지율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KT는 이용자가 TV를 켜면 해당 시간대·요일에 자주 보는 실시간 채널을 추천해 ‘본방 사수’를 돕는다. 연내 VOD 서비스에 AI를 접목해 이용자가 콘텐츠 안에서 보고 싶은 출연자나 원하는 특정 장면만 골라 볼 수 있는 서비스도 내놓을 계획이다. 인기 연애 프로그램 ‘나는 솔로’를 보다가 출연자 옥순을 선택하면 해당 회차에서 옥순의 등장 장면만 계속 볼 수 있게 하는 식이다.
SK브로드밴드는 TV를 보는 이용자를 자동으로 인식해 TV 화면에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TV 앞에 앉은 이용자의 스마트폰 ‘모바일 B tv’ 앱을 통해 가족 중 누가 TV를 보고 있는지 알아낸다. IPTV에서 아빠·엄마·나·동생 등 프로필을 재설정하는 번거로움 없이 바로 맞춤형 콘텐츠를 추천받을 수 있다.
Copyright © 조선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