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어 해리스도 “US스틸 매각 반대”…美대선 파고드는 보호주의
이날 해리스 후보는 US스틸 본사가 있으며 러스트벨트의 상징 도시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첫 공동 유세를 벌였다. 그는 “US스틸은 미국인이 소유하고 운영하는 기업으로 남아야 한다는 바이든 대통령의 입장에 동의한다”며 “언제나 미국 철강 노동자를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후보 또한 지난해 12월 일본제철의 인수안이 발표된 지 두 달 만인 올 1월 이미 “재집권하면 US스틸의 인수를 막겠다”고 했다. 그러자 3월 바이든 대통령 또한 “US스틸이 미 철강회사로 남아야 한다”고 동조했다.
그간 트럼프 후보의 미국 우선주의 공약과 거리를 뒀던 해리스 후보가 ‘US스틸 매각 반대’에 동참한 것은 11월 5일 대선이 초박빙 양상으로 흐르면서 최대 경합주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판세가 그만큼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 해리스 “노조 강해야 美도 강해”
해리스 후보는 피츠버그 유세에서 “US스틸은 역사적인 미국 기업”이라며 “강력한 철강회사를 유지하는 것은 미국에 중요하다”고 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US스틸이 앞으로도 미 기업으로 남을 것”이라고 동조했다.
1901년 피츠버그에서 설립된 US스틸은 직원이 약 2만2000명인 미국 3위 철강회사다. 특히 펜실베이니아주는 과거 민주당 텃밭 ‘블루월(Blue Wall)’로 꼽혔지만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가 승리하며 그의 백악관 입성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해리스 후보가 이 곳에서 바이든 대통령과의 첫 공동 유세에 나선 것 역시 펜실베이니아주를 얻지 못하면 대선 승리가 어렵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펜실베이니아주는 7개 경합주 중 선거인단이 19명으로 가장 많다.
해리스 후보는 이날 또 다른 러스트벨트이자 미 자동차 산업의 본산인 미시간주 디트로이트에서 비슷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노동조합이 미국 발전과 중산층 확대에 기여했다며 “노조가 강해야 미국이 강하다”고 했다.
또 트럼프 후보가 재임 시 초과근무 수당 지급을 막고, 최저임금 인상에 반대했던 점을 비판하며 “우리는 (과거로) 돌아가지 않는다. 모든 노동자가 노조를 조직할 자유가 있는 미래를 위해 싸운다”고 강조했다.
미 의회에서도 보호주의를 강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민주당의 셰러드 브라운, 밥 케이시, 존 페터먼 상원의원은 지난달 30일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에 “한국산 유정용 강관(OCTG)의 수입 쿼터를 줄이라”고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다만 미 전반의 보호주의 강화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제기된다. 이미 경쟁력을 잃은 기업의 매각을 맹목적으로 반대하면 산업 전반의 경쟁력만 약화된다는 것이다. 또 핵심 동맹인 일본의 US스틸 인수를 무산시키면 동맹과의 협력을 통해 중국을 배제한 공급망을 재구축하겠다는 바이든 행정부의 ‘프렌드쇼어링’ 정책의 신뢰 또한 훼손된다는 지적이다.
일본 측은 반발하고 있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일본제철은 3일 US스틸 인수가 “미 노동자와 국가 안보에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 정부 대변인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관방장관도 “상호 투자 확대 등 양국의 경제 관계 강화는 필요하다”고 했다.
● 트럼프 “내가 노동자 보호”…네거티브 공세 강화
트럼프 후보는 2일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나의 첫 임기 때 노동자를 보호하기 위한 큰 성공을 이뤘다. 백악관에 복귀하면 노동자와 기업이 번영하고 아메리칸드림을 이룰 수 있는 환경을 만들 것”이라고했다. 이어 “미국이 경제 강국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노동자 덕분인데 해리스와 바이든이 그 모든 것을 후퇴시켰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현장 유세를 하지 않는 대신 해리스 후보를 향한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가 해리스 후보와 첫 TV토론이 열리는 10일까지 네거티브 공세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했다.
그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020년 대선 때 각각 민주당과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였던 해리스 부통령과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의 TV토론을 언급하며 “해리스가 (당시) 펜스를 대한 방식은 끔찍했다. 해리스는 비열한(nasty) 사람”이라고 주장했다.
또 2018년 자신이 임명한 보수 성향의 브렛 캐버노 연방대법관의 인준 청문회 때 해리스 후보가 캐버노 대법관을 거칠게 몰아세웠다며 “누구도 해리스처럼 하지 않는다. 악랄(vicious)했다”고 비판했다.
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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