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낙관론이냐, 아니냐’···국회 예결위서 평행선 달린 정부 대 야당
민주당 “경제 양호하다고 하면 달나라 대통령”
3일 국회 예산결산위원회에서는 최근 경제 상황을 두고 정부와 야당 의원들의 판이하게 다른 경기 인식이 재차 드러났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성장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야당 의원들은 국민의 체감 경기가 어려운데 정부가 낙관론만 펴고 있다고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이틀째 열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3일 전체회의에서 오기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아직도 한국 경제가 ‘교과서적인 성장으로 복귀했다’는 주장을 유지하냐”고 묻자 “(경제를) 너무 낙관하면 안 되겠지만 경제 주체들에게 긍정적인 신호를 알려드리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다”고 답했다.
최 부총리는 오 의원이 소비가 부진하다고 지적하자 “경제는 수출부터 좋아지기에 수출이 좋아지면 투자가 좋아지고, 소비가 가장 나중에 좋아지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오 의원은 “우리나라 경제는 IT 수출만 바라보는 천수답 경제”라며 “경제가 교과서적으로 성장한다거나, 경제가 양호하다고 하면 달나라 대통령”이라고 말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전날 예결위 전체회의에서 한국 경제 진단을 두고 장철민 민주당 의원과 설전을 벌였다.
한 총리는 “경제가 좋아지고 있다고 생각하냐”는 장 의원 질문에 “확연하게 살아나고 있다. 세계 모든 전문기관이 대한민국 경제에 희망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장 의원은 “내년 성장률이 2.2%로 올해보다 낮아지는데 경제가 성장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나”라고 물었다. 한 총리는 “천만에요. 다른 나라는 (경제성장률이) 더 낮지 않나”라고 재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내수의 경우 2022~2023년 복합위기 상황이었다가 벗어났다”고 거들었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29일 국정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가 확실하게 살아나고 있다”며 “우리 경쟁력과 성장 추세를 지금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의 수출 호조세와 설비투자 증가, 낮은 물가상승률, 낮은 실업률 등을 근거로 한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판단한다. 정부는 한국 경제가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양호하다고 강조했다. 기재부는 한국의 2020~2023년 연평균 실질 경제성장률(GDP)은 1.9%로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1.6%보다 높다고 밝혔다. 다만 정부도 서민들의 체감 경기가 어렵다는 것은 인정한다. 최 부총리는 “민간소비가 현재는 부진하다”고 말했다.
내수 지표는 정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대표적인 내수 지표인 소매판매지수는 1년 전보다 2.3% 줄어들면서 역대 가장 긴 기간인 16개월째 감소하고 있다. 올해 2분기 가구 실질 흑자액은 고물가·고금리 영향으로 월평균 100만9000원으로 1년 전보다 1.7% 줄었다.
7월 실업률은 2.5%로 1년 전보다 0.2%포인트 낮아졌지만,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는 ‘취업 포기자’가 늘고 있다. 청년층(15~29세) 인구 중 ‘그냥 쉬었음’ 인구는 지난 7월 44만3000명으로 같은 달 기준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7월 자영업자는 572만명으로 지난 2월부터 6개월째 줄고 있다.
김윤나영 기자 nayo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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