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 전에 갤러리부터 감상하세요”…유통가 발칵 뒤집은 이 백화점의 파격 실험

박창영 기자(hanyeahwest@mk.co.kr) 2024. 9. 3.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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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현대’ 첫선
백화점·쇼핑몰·미술관 결합
정지영 사장의 유통공간 실험
고급부터 가성비 제품 제공
‘더 현대’ 성공 신화에 이어
지방 유통 활기 넣을지 주목
커넥트현대 7층에 들어선 키즈 크리에이티브 공간 ‘모카플러스’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이 백화점·아울렛·미술관을 결합한 신개념 유통시설로 승부수를 띄운다. 프리미엄 상품은 물론 가성비 제품까지 한곳에서 보기 원하는 신세대 쇼핑족을 위해 복합 경험을 선사한다는 전략이다. ‘더현대 서울’로 백화점의 새 모델을 제시한 정지영 현대백화점 사장이 위기의 지방 유통에도 활기를 불어넣을지 주목된다.

3일 현대백화점은 이번달 6일 부산 동구에 도심형 복합쇼핑몰 커넥트현대를 개점한다고 밝혔다. 공식 개점에 앞서 4, 5일 이틀간 사전 개방 행사를 펼친다. 류제철 커넥트현대 점장은 “커넥트현대는 ‘세상의 모든 즐거움을 연결하는 공간’을 뜻한다”며 “프리미엄과 실용을 연결하는 ‘신개념 실속형 리테일 모델’을 제안함으로써 고객에게 새로운 쇼핑 경험을 선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커넥트현대는 ‘사람, 장소, 문화를 연결하는 플레이그라운드’를 표방한다. 백화점의 고급 상품과 아울렛의 ‘가성비’ 쇼핑, 미술관의 문화·예술 체험을 한곳에서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커넥트현대는 지하 5~지상 9층 규모로 총 240여 개 브랜드가 들어선다. 최신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는 물론 부산의 특색을 살린 로컬 콘텐츠 등이 포함됐다.

커넥트현대 1층에 배치된 5m 높이의 예술 작품 ‘더 비저너리’. 세계적인 산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상상 속의 동물 조각 작품이다. [현대백화점]
매장에 들어서면 곳곳의 전시·체험형 문화예술 시설이 눈에 띈다.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인증샷 명소로 2030대에게 주목받았듯, 커넥트현대도 부산 젊은 층의 시선부터 사로잡겠다는 것이다. 1층과 2층을 관통하는 5m 높이의 예술 작품 ‘더 비저너리’는 커넥트현대의 상징이다. 더 비저너리는 21세기의 가우디로 불리는 스페인 산업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이 디자인한 상상 속의 동물 조각 작품이다.

2층으로 올라가면 자연 채광과 다양한 식물이 어우러진 공간을 찾을 수 있다. 도심 속 자연 휴식 공간 ‘그리너리 라운지’다. 이곳에서 고객은 여유롭게 예술 작품을 감상하고, 휴식을 취할 수 있다.

9층에는 차세대 문화센터 브랜드인 ‘컬처커넥트’가 자리 잡았다. 짧은 콘텐츠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춰 1~2개월 단위의 문화 체험 강좌를 다양하게 갖췄다. 기존 3개월 단위 학기제로 운영하던 문화센터 강좌와 차별화한다. 유아를 동반한 ‘영 패밀리’ 고객을 겨냥해 키즈카페와 키즈 쿠킹 스튜디오, 유아발레전문 교육기관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쇼핑 구역에는 신세대 고객에게 인기 높은 브랜드를 대거 들였다. 지하 1층 ‘뉴 웨이브’에는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커버낫, 스탠드오일 등 K패션 브랜드 20여 개가 입점한다. 정상 상품과 이월 상품을 한곳에서 판매하는 실속형 복합 매장도 설치했다. 타임 마인 랑방컬렉션 등 한섬 주요 브랜드와 빈폴 리바이스 등 국내외 패션 브랜드의 이월 상품을 할인가로 구매할 수 있다.

지하 1층 ‘뉴 웨이브’에는 마뗑킴, 마리떼프랑소와저버, 커버낫, 스탠드오일 등 K패션 브랜드 20여 개가 입점한다. [현대백화점]
지하 2층 미식(美食) 큐레이션 공간 ‘마켓 125’. 아사이볼과 스무디로 유명한 글로벌 디저트 브랜드 ‘오크베리’, 도넛 카페 ‘노티드’ 등 SNS에서 인기가 높은 식음료 브랜드를 만나볼 수 있다. [현대백화점]
F&B 섹션에는 글로벌 브랜드와 로컬 콘텐츠를 다양하게 꾸렸다.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 브랜드 고디바의 ‘고디바 베이커리’, 아사이볼과 스무디로 유명한 글로벌 디저트 브랜드 ‘오크베리’, 부산대 크레페 맛집 ‘버터레코드’가 대표적이다.

커넥트현대는 정지영 사장이 주도하는 프로젝트다. 정 사장은 더 현대 서울로 국내 유통업계 최단기간 1조원 매출을 올린 바 있다. 유통업계에서는 마산과 대구 등에서 지방 백화점이 존폐의 갈림길에 선 가운데 백화점과 아울렛을 아우르려는 정 사장의 실험이 통할지 주목한다. 정 사장은 부사장이던 시절 백화점에 지역명을 붙이는 작명 방식을 버리고 ‘더 현대’를 고안해냈으며, 백화점 전면에 체험형 콘텐츠를 내세우는 파격적 시도로 이목을 끌었다. 태국 피암시왓그룹 일본 한큐백화점 등 해외 유통업체 경영진이 벤치마킹하며 비결을 배워가기도 했다.

커넥트현대 전경 [현대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커넥트현대 부산에 이어 충북 청주 등으로 커넥트현대 모델을 확장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위해 기존 아울렛사업부를 ‘아울렛&커넥트사업부’로 변경하는 등의 인사 개편도 조만간 추진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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