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TL 배터리라고 했는데 파라시스?"...벤츠, 집단소송 당하나

임찬영 기자 2024. 9. 3.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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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1일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사고는 전기차 '캐즘'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것을 두고 차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이를 두고 벤츠 전기차주들은 "대부분 차주가 배터리가 CATL이라 고민하다 벤츠를 믿고 구매한 건데 갑자기 제조사가 파라시스라니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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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벤츠 화재 한달, 그 이후-②벤츠 전기차 차주들 비대위 조직 나서
[편집자주] 지난달 1일 발생한 메르세데스-벤츠 전기차 화재사고는 전기차 '캐즘' 상황에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중고 전기차 가격이 급락했고, 자동차회사들은 전기차 신차의 판매급감을 걱정한다. 벤츠 전기차 차주들은 소송을 준비중이다. 그 한달 사이 화재로 인한 지각변동을 짚어본다.

'CATL'보다 '파라시스' 더 쓴 벤츠/그래픽=윤선정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사 전기차에 중국 파라시스 배터리를 탑재한 것을 두고 차주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기로 했다. 차주들은 벤츠와의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집단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3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벤츠 전기차 차주 250여명은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을 통해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출범과 피해 보상 대책에 대해 논의 중이다. 이들은 벤츠가 그동안 EQE 차량에 'CATL' 배터리를 얹었다고 홍보했지만 정작 대부분 트림에 '파라시스' 배터리를 장착한 것이 소비자를 기만한 행위라고 주장한다.

이들의 근거는 크리스토프 스타진스키 벤츠 부사장이 2022년 4월 독일 현지 인터뷰에서 벤츠 EQE 모델에 세계 1위 배터리 제조사인 'CATL' 배터리를 공급한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국내 벤츠 딜러사 역시 EQE 모델에 CATL 배터리가 들어갔다면서 EQE 차량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화재사고 발생 이후 EQE 대부분 트림에 장착된 배터리는 중국 '파라시스' 였던 게 드러났다. 공개된 내용에 따르면 벤츠 EQE 중에서는 '300'만 CATL 배터리가 탑재됐고 '350+' 'AMG 53 4M+' '350 4M'에는 파라시스 배터리가 실렸다. 또 최상위 모델인 EQS '350'에도 파라시스 배터리가 들어갔고 EQE SUV '500 4M'에도 역시 파라시스 배터리가 장착됐다.

이를 두고 벤츠 전기차주들은 "대부분 차주가 배터리가 CATL이라 고민하다 벤츠를 믿고 구매한 건데 갑자기 제조사가 파라시스라니 사기를 당한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차주들은 이날 오후 7시 서울 강남구 한 빌딩에 모여 발대식을 열고 비대위를 조직하기로 했다. 비대위 집행부가 향후 벤츠와 보상안에 대해 협의하게 된다. 특히 벤츠코리아에 내용증명을 보내 향후 벌어질 법적 절차를 밟기로 했다.비대위 참가자들의 정당성을 위해 실소유주를 확인하는 절차도 함께 실시하기로 했다.

이들은 현재 국토교통부와 한국소비자원 등에도 민원을 넣으며 집단행동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한국소비자원은 다수의 민원이 접수됨에 따라 사실검토·전문가 자문 과정을 거친 뒤 분쟁 해결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 차주들은 벤츠의 적극적인 대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형사소송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일련의 사태가 해결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전망이다. 앞서 이와 비슷한 '2018년 BMW 연쇄 화재사건' 당시 피해 차주들도 손해배상청구 등 집단소송을 제기했지만 6년이 넘은 현재까지도 1심 판결이 나오지 않은 상태다. 외국 브랜드 특성상 본사에 송장이 송달되는 데만 반년이 넘게 걸리기 때문에 과정이 지체될 수밖에 없어서다.

벤츠는 인천 청라 화재로 피해를 본 입주민들에게 △E클래스 세단 최대 1년 무상 대여 △45억원 기부 등 피해 보상에 나서고 있지만 현재 EQE 차주들에 대한 보상안은 별도로 마련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차주들을 대상으로 한 벤츠코리아의 자발적인 보상안이 마련되지 않는 한 갈등이 장기화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벤츠코리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사고 원인을 밝히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찬영 기자 chan0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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