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호 “차별금지법 반대…공산주의 혁명에 이용될 수 있어”

“인권위, 많은 일 했지만 잘못된 것 있으면 개혁돼야”

(시사저널=조현경 디지털팀 기자)

안창호 국가인권위원장 후보자가 3일 국회 운영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과 관련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안창호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위원장 후보자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공산주의혁명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재차 반대입장을 밝혔다.

안 후보자는 3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신장식 조국혁신당 의원의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에 찬성하나, 반대하나"라는 물음에 "저는 그 부분에 대해 지금 형태로는 반대한다"고 답했다.

신 의원은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맑시스트, 파시스트가 우리 사회에 활개치고 공산주의 혁명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취지의 말씀도 저서에서 했다.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나"라고 질문하자, 안 후보자는 "우려는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인권위가 여태까지 차별금지법을 추진한 것을 잘 알고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어떤 통계에 보면 최근에 (차별금지법을) 오히려 반대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봤다"고 했다.

이에 신 의원이 "수많은 국제인권기구는 한국 정부가 차별금지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권고한다"고 묻자, 안 후보자는 "국제기구의 권고일 따름"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는 "여태까지 인권위가 큰 역할을 했다. 국가인권 신장을 위해 많은 일을 했지만 일정 부분 잘못된 것이 있다면 개혁돼야 한다"며 "인권위원장이 된다면 다양한 의견을 가지고 숙고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찬성, 반대안을 같이 숙고하고 이것을 민주적인 절차와 방법에 따라 충분히 논의할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합리적인 결론을 도출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인권위는 지난 2006년 차별금지법 제정을 권고했으며, 이후 평등법 제정 촉구 위원장 성명, 평등 및 차별 금지에 관한 법률 제정 의견 표명 및 위원장 성명을 발표하는 등 차별금지법 제정을 추진해왔다.

독실한 기독교인인 안 후보자는 차별금지법과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밝혀왔다. 그는 지난 6월 발간한 저서 '왜 대한민국 헌법인가'에서 "차별금지법이 도입되면 에이즈·항문암·A형 간염 같은 질병 확산을 가져올 수 있다"며 "신체 노출과 그에 따른 성 충동으로 인해 성범죄가 급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2020년 9월 한 강연에서는 "공산주의 혁명으로 가는 긴 행진의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며 "좌파의 정체성 정치와 차별금지법이 연결될 수 있다는 의미"라고도 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