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승장구 ‘숏박스’ vs 고꾸라진 ‘피식대학’ 한지붕 엇갈린 성적표 [이슈와치]

이해정 2024. 9. 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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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자 300만명을 기점으로 대형 개그 유튜브 채널 희비가 엇갈렸다.

채널 개설도, 구독자 300만명 돌파도 빨랐던 건 '피식대학'이었다.

'피식대학'은 2019년 4월 1일 개설돼 지난 4월 구독자 300만명을 넘겼다.

그러나 9월 3일 기준 '피식대학' 구독자 수는 287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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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식대학’ 김민수, 이용주(왼쪽), 정재형‘숏박스’ 김원훈, 엄지윤, 조진세(오른쪽,사진제공=메타코미디)

[뉴스엔 이해정 기자]

구독자 300만명을 기점으로 대형 개그 유튜브 채널 희비가 엇갈렸다.

메타코미디 소속 코미디언 정재형, 김민수, 이용주가 운영하는 '피식대학'과 같은 소속사 김원훈, 조진세, 엄지윤의 '숏박스' 이야기다.

채널 개설도, 구독자 300만명 돌파도 빨랐던 건 '피식대학'이었다. '피식대학'은 2019년 4월 1일 개설돼 지난 4월 구독자 300만명을 넘겼다. 특히 '산악회 아저씨들이 부르는' 최신 가요 시리즈가 인기를 얻었고 저스틴 비버 '피치스(Peaches)'는 조회수 1000만 회를 돌파했다. 2021년 최고 인기 크리에이터 2위, 국내 인기 유튜브 1위, 인기 급성장 채널 등 다양한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제59회 백상예술대상에서 TV부문 예능 작품상을 수상했으며 2023 올해의 브랜드 대상에서 '올해의 유튜브 코미디 채널' 상을 받았다.

그러나 9월 3일 기준 '피식대학' 구독자 수는 287만명으로 뚝 떨어졌다. '피식대학'은 지난 5월 경북 영양을 방문한 영상에서 "중국 같다", "젤리가 할매 맛이다", "메뉴가 특색이 없다" 등 지역을 비하하는 듯한 거친 언사를 쏟아내 도마에 올랐다. 이에 식당 주인은 물론, 한국전력 영양지사장과 영양 군수까지 불쾌감을 드러내자 "변명의 여지없이 모든 부분에서 책임을 통감하며 사과드린다"고 사과했다.

7월 17일에는 '피식대학'이 영양군에서 발생한 집중 호우 소식을 전하고 5,000만원 상당의 현물을 기부하며 분위기 반전을 꾀했다. 영양군청 측은 "현금 기탁이 불가능한 상황이라 물품 기탁으로 뜻을 보태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봉합된 갈등에도 여론은 미동이 없다. 지난달에는 아예 '피식대학'이 경상북도 영양군 홍보대사가 됐다. 지역 비하 개그로 홍역을 앓았던 '피식대학'이 지역 얼굴이 되면서 이미지 회복과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겠다는 야심 찬 출사표를 던진 것. 약발이 약한 건지 약을 친 것도 모르는 건지, 구독자들은 조용하기만 하다.

반면 2021년 10월 29일 채널을 개설하며 후발주자로 나선 '숏박스'는 '장기연애' '찐남매' '헌팅' 등 일상적 상황을 콩트로 풀어내 뜨거운 공감을 얻었다. 개설 2년 9개월 만에 구독자 300만명을 돌파했으며 2022년 한국소비자포럼 올해의 브랜드 대상을 수상했다. '피식대학'과의 격차는 성적에서 두드러진다. '숏박스'는 9월 3일 기준 304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3일 전 공개된 가장 최신 동영상 조회수는 244만회에 이른다. 반면 '피식대학'의 4일 전 게시물은 43만회 조회수에 그친다. 최근 한 달 동안 100만회를 넘긴 게시물이 영양군수 인터뷰뿐이다. 반면 '숏박스'는 올해 공개된 영상 모두가 100만 조회수를 넘겼다.

'불편함 없는 웃음'을 원하는 수요는 꾸준하고 강력하다. 역으로 누군가를 비하하거나 비난하는 식의 개그는 순간 재밌더라도 오래갈 수 없다. 개그맨보다 독특하고 웃긴 사람이 널린 유튜브에서 굳이 개그맨이 기획하고 출연하는 유튜브를 찾는 데엔 다 이유가 있다. 개그맨만이 할 수 있는, 고도로 훈련되고 응축된 아이디어로만 완성할 수 있는 편안한 웃음을 원하기 때문이다. '숏박스'는 풀어내고 '피식대학'은 놓친 숙제다.

뉴스엔 이해정 haej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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