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 ‘캐스팅보터’ 신동국 회장, 한미사이언스 1대 주주로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의 개인 최대주주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한미사이언스의 1대 주주에 오른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과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 임주현 한미약품 그룹 부회장 모녀간 한미사이언스 지분 매매에 따른 대금 지급과 주식 이전이 이날 마무리된다.
앞서 한미사이언스 지분 12.43%를 보유한 신 회장은 지난 7월 3일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모녀가 가진 한미사이언스 지분 가운데 444만4187주(6.5% 지분)를 1644억여원에 매수하는 주식 매매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에 따라 거래가 완료되면 신 회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약 14.97%, 한양정밀은 약 3.95%가 된다. 사실상 신 회장이 지분 약 18.9%를 보유한 압도적인 개인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건설 기계와 자동차 부품을 제조하는 한양정밀은 신 회장이 지분 100%를 갖고 있는 회사다.
이번 거래로 신 회장의 지분은 임종윤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12.46%),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9.15%), 임주현 부회장(9.70%), 송영숙 회장(6.16%) 등 창업주 가족 누구보다도 많아졌다.
물론 창업주 가족과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한 지분에는 못 미치지만 임종윤 이사 등 창업주 가족의 지분이 상속세 납부나 투자 자금 마련 등을 이유로 상당 부분 주식담보 대출에 묶여있음을 감안하면 담보가 잡히지 않은 신 회장 지분의 영향력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또한 그룹의 핵심 사업회사인 한미약품 지분도 7.72% 갖고 있어 한미사이언스(41.42%)와 국민연금(9.27%)에 이은 3대 주주다. 한양정밀 역시 지난해 말 기준 한미약품 지분 1.40%를 보유 중이다.
신 회장은 한미약품그룹 창업주 고(故) 임성기 회장의 고향·고교 후배로 임 회장 권유로 2010년 지분을 매입한 뒤 개인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창업주 가족과 30여년 인연을 맺었으나 그동안 그룹 경영에 거의 관여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들어 송영숙 회장·임주현 부회장 모녀와 임종윤·임종훈 형제가 경영권을 놓고 다툼을 시작하면서 ‘캐스팅보터’(대세를 좌우하는 제3의 세력) 역할로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신 회장은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정기주주총회를 통해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 지지를 선언하면서 의결권을 행사, 형제 측이 당시 약 2%포인트 지분 차로 승리해 그룹 경영권을 장악하는데 결정적 기여를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돌연 모녀 측과 손잡고 ‘3자 연합’을 구성한 뒤 ‘한국형 선진 경영체제 도입’을 내세우며 형제 측이 장악한 그룹 경영 상황을 전문 경영인 체제로 개편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전날에는 임종윤 사내이사가 자신이 한미약품 대표이사가 되고자 소집한 한미약품 이사회에서 임 이사의 대표이사 선임안에 반대표를 행사해 ‘한미약품 독자 경영’을 선언한 전문경영인 박재현 대표 체제에 힘을 싣기도 했다.
신 회장을 포함한 3자 연합은 현재 9명으로 구성된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12명으로 확대하기 위해 정관변경과 신규 이사 선임을 위한 임시주총 소집을 요구한 상태다.
이에 대해 한미사이언스는 “회사가 안정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요건도 갖추지 아니한 임시주주총회 소집 청구”라고 주장하며 소집에 응하지 않고 있다.
3자 연합은 법원의 허가를 받아 주총을 개최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신 회장은 7월 11일 계약 내용을 변경해 매수인으로 자신뿐 아니라 한양정밀까지 추가면서 자신과 한양정밀,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등 4자가 이사회 구성을 비롯한 의결권을 공동 행사하고, 이들 4자 가운데 지분을 매각하려고 하면 다른 주주가 우선매수권과 동반 매각 참여권을 갖는 것을 골자로 하는 주주 간 계약도 체결했다. 세부 내용은 다 공개되지는 않았다.
김태림 기자 t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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