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채 상병 특검법 ‘진퇴양난’...야 ‘절충법’ 발의, 친윤 반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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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전당대회 기간에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약속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처지가 곤혹스러워졌다.
한 대표가 약속 이행을 미루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이 한 대표가 말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안을 3일 국회에 제출한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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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전당대회 기간에 ‘제3자 추천 채 상병 특검법’ 발의를 약속한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의 처지가 곤혹스러워졌다. 한 대표가 약속 이행을 미루는 사이 더불어민주당을 포함한 야 5당이 한 대표가 말한 ‘제3자 추천’ 방식의 특검법안을 3일 국회에 제출한 탓이다. 한 대표로선 채 상병 특검에 대한 당 주류의 거부감을 의식해 야당안을 반대해야 하지만, 그러자니 ‘말을 바꿨다’는 야당의 공세에 속절없이 노출될 처지다.
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은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방식대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되 야당에 ‘비토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추가했다. 한 대표는 이날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반도체 소재·부품 업체를 방문한 뒤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발의한 특검법안) 내용을 봤는데 바뀐 게 별로 없더라”며 “제 입장은 그대로”라고 밝혔다. 민주당안에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며, 공언했던 대로 직접 법안을 발의하겠다는 뜻을 보인 것이다. ‘친한동훈계’ 장동혁 의원은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에서 “(특검법을 발의하되) 다만 당내 논의를 거쳐야 하고 의원들을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민주당 법안은) 내용 중에 다른 것들이 여러가지가 들어가 있어서, 내용을 한번 봐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친한계의 다른 의원 역시 “약속을 지키겠다는 한 대표의 생각은 확고하지만, 민주당안에 끌려다니지 않고 당론을 모을 것이다. 지금 나온 민주당안은 받을 수 없다”고 했다.
한 대표 쪽의 이런 반응은 추경호 원내대표 등 원내지도부와 당내 다수인 친윤석열계를 의식해서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특검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대로 수사기관의 수사 결과가 발표된 뒤, 그것이 미진하다고 생각할 때 특검을 고려한다는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채 상병 특검법 안에 숨은 나쁜 의도, 즉 정쟁용으로 대통령 탄핵을 빌드업하기 위한 음모라는 게 저희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영남권의 한 중진 의원은 “설령 한 대표가 (제3자 특검법 발의에 필요한) 10명을 모은다 해도, 당이 둘로 쪼개질 텐데 어떻게 법안을 받을 수 있겠느냐”고 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 의안과에 특검법안을 제출한 뒤 “한 대표가 공언한 대로 대법원장 제3자 추천 특검을 발의한 것은 (한 대표가 약속을) 이행하라는 취지”(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라며 한 대표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였다.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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