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 의존도 심각"..유아인, 징역 1년·구속된 이유 [스타현장][종합]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하고,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해 보인다."
배우 유아인(본명 엄홍식)이 마약류 상습 투약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가운데,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 받고 법정 구속됐다.
3일 오후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5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등 혐의로 기소된 유아인과 그의 지인 최 씨 재판의 1심 선고 기일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유아인의 대마 흡연·마약류 상습 투약·타인 명의로 의료용 마약 상습 매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유죄로 판단한 쟁점에 대해 "의사가 발급한 처방전을 가지고 약사로부터 의료용 마약류를 매수한 이상 마약류 관리법 에외 규정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피고인과 변호인이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재판부 판단으로는 이러한 경우에는 예외 규정에 해당하지 않아 처벌할 수 있다. 의료법에 따라서 의사에게 직접 진찰 받은 환자가 그 환자 명의로 발급받은 처방전을 가지고 약을 발급받아야 한다. 따라서 피고인의 상습 마약류 매수는 모두 유죄로 인정된다고 판단했다"라고 밝혔다.
대마 수수·대마 흡연 교사·증거 인멸 교사 혐의는 무죄가 됐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미국 LA에서 헤어 유튜버 김 씨에게 대마를 권유하며 건넨 행위가 대마 수수·대마 흡연 교사에 성립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기록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함께 하자고 제안해서 김 씨가 자신의 판단으로 자연스럽게 어울려 흡연했다고 본 여지가 적지 않다. 공소 사실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보기 어렵다는 게 법원의 판단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재판부는 "정황상 피고인이 증거를 인멸하려는 게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긴 하지만, 삭제된 문자 메시지가 실제로 무슨 내용인지 제대로 확인할 수 없는 등 해당 공소 사실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의심만 가지고 형사 범죄가 성립한다고 볼 수 없다"라고 전했다.
결국 재판부는 "유아인 피고인에 대해서는 약 3년이라는 기간 동안 14개 병원에서 총 181회에 걸쳐 프로포폴 등을 상습으로 투약한 부분, 비슷한 기간동안 타인의 명의로 스틸녹스 등 총 1000정이 넘는 의료용 마약류를 상습으로 매수한 부분에 대해서만 유죄로 인정된다"라고 판단했다.
양형의 이유도 공개했다. 재판부는 "프로포폴 등 의료용 마약류는 의존성, 중독성 등으로 인해 엄격히 관리되고 있는데 피고인은 관련 법이 정하고 있는 관리 방법의 허점을 이용해 범행을 저질러서 죄질이 좋지 않다. 또 피고인은 기록에 나타난 여러 정황에 비추어볼 때 향정신성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것으로 보여서 재범의 위험성이 낮다고 보기 어렵다. 특히 이미 2021년부터 피고인을 진료한 의료진들 중 일부가 프로포폴 등 과다 투약의 위험성을 명확하게 설명하고 주의를 줬음에도 계속 범행을 저지른 점 역시 더 그러하다"라고 밝혔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은 수면마취제와 수면제 의존과 더불어 대마까지 흡연하는 등 마약류에 대한 경각심이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 관련 규제 등을 경시하는 모습을 보였다"면서도 "피고인이 오랜 기간 수면 장애, 우울증을 앓았고 주된 동기 역시 잠을 잘 수 없었던 고통 때문인 것으로 보여 이 점은 어느 정도 참작했다. 또 피고인이 약물에 대한 의존성을 솔직하게 고백하고 이를 극복하려는 노력을 계속 하고있는 점 역시 참작할 수 있다고 봤다. 피고인은 동종 범행으로 처벌 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전과가 없는 점 역시 참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유아인은 지난해 10월 프로포폴 상습 투약, 타인 명의 수면제 불법 처방 매수, 대마 흡연 및 교사, 증거 인멸 교사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최 씨에게는 대마 흡연,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보복협박), 범인도피죄 등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에 따르면, 유아인은 2020년 9월부터 2022년 3월까지 서울 일대 병원에서 의료용 프로포폴을 181회 상습 투약하고 2021년 5월부터 2022년 8월까지 44회에 걸쳐 다른 사람의 명의로 수면제를 불법 처방받았다.
유아인은 지난해 12월 첫 공판에서 대마 흡연 혐의만 인정, 대마 흡연 교사·증거 인멸 교사·마약류 관리법 위반 방조·해외 도피 등 혐의는 "전반적으로 다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인했다. 프로포폴 외 또 다른 약물 투약 혐의에 대해서도 "과장된 부분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지난 7월 25일 서울 용산 경찰서는 유아인을 동성 성폭행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유아인은 같은 달 14일 용산구의 한 오피스텔에서 자고 있던 30세 남성 A 씨를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현행법상 동성 성폭행은 유사강간죄가 적용된다.
A 씨는 사건 당일 해당 오피스텔에서 자고 있었는데 잠에서 깬 후 자신이 성폭행 피해를 입은 사실을 인지, 다음날 경찰에 고소장을 접수했다. 이 오피스텔은 유아인과 A 씨가 아닌 제3자의 거처로 사건 당시 현장엔 다른 남성들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유아인은 지난달 29일 서울 용산 경찰서에 출석해 약 1시간 30분 가량 동성 성폭행 혐의와 관련된 경찰 조사를 받았다. 앞서 경찰은 지난 7월 고소인 조사를 진행한 바. 고소인의 마약 간이 시약 검사에선 음성 반응이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중앙지법=이승훈 기자 hunnie@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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