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추석선물 세트, 백화점보다 대형마트가 20~30% 싼 이유는?

정유미 기자 2024. 9. 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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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명절 선물세트를 살펴보고 있다. 조태형 기자

대형마트에서 4만~5만원대에 파는 추석선물 세트가 백화점에서는 6만~7만원에 판매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위스키의 경우 백화점이 대형마트보다 최대 15만원 이상 비싸게 팔고 있었다.

한국소비자원은 추석을 앞두고 백화점 3사(롯데·신세계·현대)와 대형마트 3사(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의 추석선물 세트(895종) 가격을 조사해 3일 발표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통조림과 생활용품, 김, 주류 등 인기 선물세트 24종 중 22종(91.7%)의 가격이 백화점보다 대형마트(행사가격 기준)가 20∼30% 저렴했다.

통조림의 경우 동원 프리미엄(86호)은 대형마트에서 5만4950원에 팔았지만 백화점에서는 7만8500원에 판매해 2만3550원의 가격 차이가 났다.

생활용품을 보면 LG 시그니처 컬렉션이 대형마트는 5만9430원이지만 백화점은 6만3900원으로 2만1000원 차이가 났다. LG 히말라야 핑크솔트 클래식의 경우 백화점은 7만1900원으로 대형마트(5만330원)보다 2만1570원 비쌌다.

김 선물세트 가격 차도 컸다. 대형마트에서는 CJ 비비고 초사리 곱창돌김(1호)을 3만9830원에 내놨지만 백화점은 5만6900원으로 1만7070원 비쌌다.

위스키인 로얄살루트 21년 폴로(700㎖)의 경우 대형마트는 31만5000원, 백화점은 47만원에 팔아 15만5000원이나 차이가 났다.

동종업계여도 가격은 제각각이었다. 조니워커 블루(750㎖)를 롯데백화점은 35만원, 현대백화점은 40만6000원에 판매 중이도, 동원튜나리챔(30호)의 경우 롯데마트와 이마트는 할인가인 3만4930원에 내놨지만 홈플러스는 4만6500원(3+1)에 팔고 있다.

지난 설 명절 때보다 교묘히 용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린 선물세트도 있었다.

동원 프리미엄(52호)의 참치액은 설에는 600g이었지만 이번 추석에는 500g으로 줄었고, LG 명작클래식 선물세트(59호)의 치약(90g)은 4개에서 3개로 줄었다. LG 히말라야 핑크솔트(67호)는 5만원대로 비슷했지만 샴푸가 500㎖ 3개에서 500㎖ 2개와 380㎖ 1개로 구성이 바뀌었다.

아모레 행복가득(23호)과 아모레 섬김세트(1호) 역시 가격은 1만9000원대로 비슷했지만 설 명절에는 해피바스 바디워시 500g·비누 90g 2개였던 세트를 추석에는 바디워시 490g·비누 80g 2개로 용량을 줄였다.

설과 상품 구성이 같은 283종 중 가격이 오른 선물세트는 32종(11.3%)이었다. 건강기능식품이 57.5%로 가장 비싸졌고 김은 56.3%, 생활용품은 최대 32.9% 뛰었다. LG 시그니처컬렉션 생활용품 세트의 경우 4만4730원에서 5만9430원으로 크게 올랐다.

백화점은 대형마트와 달리 추석 선물 판매량이 적은 데다 바잉파워(구매력)가 낮아 가격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판매가격은 원가와 유통마진, 프로모션 등에 따라 결정되기 때문에 똑같은 상품이라도 판매처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다”면서 “상품별 가격은 물론 포장, 물류비 등 부가적인 비용이 올라 인상됐다”고 말했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일부 선물세트 용량이 줄어든 것은 제조사에서 인건비, 부자재 비용 상승으로 인한 원가 인상에 따라 조절한 것으로 안다”면서 “상품 구성은 제조사의 권한인 만큼 대형마트는 유통마진 최소화, 행사 할인 등을 통해 판매가를 낮추고 있다”고 전했다.

정유미 기자 you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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